<앵커>
보험 설계사들이 고객 명의로 몰래 보험에 들거나 계약을 다른 회사에 팔아넘기는 사기가 자꾸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적 올려서 수당 많이 받겠다는 건데, 이거 피해 안 입으려면 계약할 때 꼼꼼하게 챙겨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정명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암 치료 중인 김 모 씨.
최근 보험금을 신청하려고 계약 내용을 조회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10개 보험에 더 가입돼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설계사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보험 계약 일체를 맡긴 게 화근이 된 겁니다.
[김 모 씨/보험 계약 피해자 : 우리 아들 이름으로도 했고, 나한테 걸린 사람 이름을 전부 다 써먹었다는 거죠. 그리고 들었다 뺐다 하고.]
설계사가 유치 수당을 노리고 고객 명의로 별도의 보험에 한시적으로 가입한 겁니다.
심지어 다른 보험사 상품을 계약한 뒤, 보험 전문대리점에 높은 수당을 받고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판매 대리점 관계자 : 실질적으로 보통 50~60% 정도가 경유계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수료만 먹는 위주의 계약을 하다 보니까 (고객은) 관리가 안 되는 거죠.]
현행 보험업법은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고객 모르게 보험에 들거나 다른 회사에 계약을 팔아넘기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법 보험계약 팔아넘기기가 보험 계약자는 물론, 다른 보험 가입자들에게도 손해를 끼친다는 점입니다.
설계사에게 과도하게 지급된 수당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 정상 계약일 때보다 더 많은 사업비가 집행되기 때문에 추후 보험료 인상요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피해를 막으려면 설계사에게 보험 계약을 일임하지 말고, 보험 협회에 수시로 본인 명의 보험이 더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황인석,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