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없습니다."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오하이오주 표심의 향방을 취재하기 위해 23일(현지시간) 저녁에 들른 콜럼버스 시내에 자리 잡은 한 호텔은 평일인데도 만원이었다.
헬렌으로 불러달라고 한 40대의 카운터 여직원은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도인 콜럼버스는 뜻밖에 활기가 넘쳤다.
시내 중심가의 웬만한 식당들도 손님들로 붐볐다.
지역지인 '콜럼버스 디스패치'는 이날 오하이오 중부권의 지난달 실업률이 5.7%를 기록했다고 큼지막하게 보도했다.
전국 평균 실업률이 7.8%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다른 나라'인 셈이다.
헬렌은 물론이고 호텔직원 한두 명에게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고 묻자 거침없이 "오바마"라고 답했다.
묻지도 않았는데 "롬니는 오바마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바마가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도산 직전의 미국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재원을 투입해 살려낸 것을 거론하며 "정말로 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본산이자 일자리 8개 중 1개가 자동차 산업과 연관돼 있는 오하이오 지역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역시 '오하이오의 여성들'이 오바마를 좋아했다.
여성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낙태 등에서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 대해서는 "영 맘에 들지 않는다"며 거리감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발표된 CBS와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 결과 오하이오 여성들의 오바마 지지율은 55%로 롬니(40%)를 압도했다.
그나마 이번 결과는 한 달 전에 비해 오바마 지지율이 5%가 떨어진 것이라고 한다.
한 여성은 "이미 조기투표를 했다"면서 "당연히 오바마를 찍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예상 유권자 5명 가운데 한 명은 이미 부재자투표나 조기 투표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투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54%의 지지율로 롬니를 앞선 것으로 지역 언론들은 전했다.
반면 콜럼버스시 외곽에 자리 잡은 데이턴의 분위기는 달랐다.
특히 남성들의 분위기가 험악했다.
데이턴 공항에서 만난 존 카펜터(35)는 "4년동안 미국 경제가 더 엉망이 됐다"면서 "젊은 대학생들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다"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콜럼버스시 공화당 본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70대의 백인 여성은 아예 "오바마는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악마(evil) 같은 기분이 든다"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도시와 시골이 섞여 있는 오하이오주의 표심은 이처럼 지역에 따라 엇갈렸다.
또 보수 백인층 사이에서는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했다.
제조업이 밀집해있고 서민층이 많이 사는 콜럼버스 남쪽 지역에서는 오바마의 지지가 확연했지만 석탄 매장지역인 오하이오 남동 킴볼턴 지역에서는 보수층이 결집하며 롬니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중소도시 데이턴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서 특히 '흔들리는 표심'을 읽을 수 있었다.
공항 경비원으로 일하는 패트릭이라는 30대 백인 남성은 "오바마가 좋긴 한데 경제에 약한 것 같고, 롬니는 경제는 잘할 것 같은데 부자만 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거인단 18명이 걸린 오하이오주는 '마지막 버팀목'이다.
최근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 29명으로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서 롬니의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오바마 진영에는 "오하이오를 사수하지 못하면 재선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올해 대선의 결과는 오하이오주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오하이오주 전체 지지율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47%의 지지율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퀴니피액대학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여전히 5% 포인트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서포크대학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막상막하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펄스 여론조사는 롬니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데이턴ㆍ콜럼버스<美오하이오주>=연합뉴스)
美대선 현장 흔들리는 오하이오…엇갈린 표심
도시와 시골 섞여있어 지역별로 분위기 달라 <br>유권자들, 후보선택 고심…성 대결 양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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