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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단일화 늦을수록 좋다?!…언제 될까?

文 '전략 수정'?…安 "20일 더 기대" 숨은 뜻은

[취재파일] 단일화 늦을수록 좋다?!…언제 될까?
이번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가 최대 변수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따라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도 두 후보의 단일화 시점일 테죠. 물론 두 후보가 각자 완주하지 않고 단일화를 한다는 가정에서 말입니다. 두 후보 진영은 단일화 시점을 놓고 셈법이 엇갈립니다.

단일화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쪽은 문재인 후보 진영입니다. 이목희 문재인 캠프 기획본부장은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 달 25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일화 방식을 결정하고 공동 정책까지 만들려면 최소한 보름 이상 걸린다면서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후보 등록일을 넘겨서 단일화를 하면 안 된다고 볼까요? 우상호 문 캠프 공보단장은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설명합니다. 단일화 얘기가 계속 나오다가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으로 가면, 국민들이 기다림에 지치고 실망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욕심꾸러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정략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겁니다. 감동있는 단일화가 돼야 하는데,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되니까 단일화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거죠.

자, 안철수 후보 쪽을 살펴 볼까요. 유민영 안 후보 캠프 대변인은 물론 다른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단일화는 승리하기 위한 것인데, 지금 단일화한다고 해도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민주통합당의 정치 쇄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이 단일화에 동의하겠냐는 주장입니다. 박선숙 공동선대 본부장도 단일화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기도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는 거죠. 아직 시기상조라는 겁니다. 캠프 관계자들이 단일화에 대해 입 밖으로 얘기하기 시작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원론적인 단어이자, 여전히 금기시되는 용어입니다.

두 후보 모두 겉으로는 이런 저런 논리를 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각자 전략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19일 "단일화 한다면 이겨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면 아닌대로"라고 말했는데요, 안 교수가 처음으로 단일화를 언급했다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국 단일화를 하겠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단일화에 애걸복걸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또 시민사회에서 단일화를 대신 압박하고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네요. 문 후보는 지난 22일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자연스럽게 흐름을 기다리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했죠. "두 사람이 각자 자기 길로 가서 정권교체가 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국민들 사이에서 고조되면 단일화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단일화가 저절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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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 측은 내부적으로 단일화에 대비하면서도 논의를 최대한 미룰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자 대결 지지율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다소 앞서긴 하지만,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은 박빙 혼전 양상입니다. 문재인 후보도 박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야권 단일화 적합도에서도 문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습니다. 문 후보처럼 당 조직 기반이 없는 안 후보로서는 비교 우위를 확실히 점하지 못하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시간을 벌 필요가 있겠죠. 안 후보는 또 출발이 늦었습니다.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 전에 단일화가 부상하기라도 하면 '단일화 블랙홀'이 안 후보의 발언과 행보를 빨아 들일 거라는 고민도 있을테고요. 안 후보가 지난 18일 말한 발언도 곱씹어 봅시다. "두 달 더 기대해 달라"고 했죠. 단일화 시기는 다음 달 25,26일 후보 등록일 직전 또는 후보 등록일을 조금 넘길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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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하면, 빨리 되는 것은 불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시사점을 던져 주는군요. 당시 대선에서 단일화가 논의되기 직전 후보의 지지율은 대충 이랬습니다. 이회창 후보 38%, 정몽준 후보 23%, 노무현 후보 18%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11월 25일 후보 등록일 노무현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된 뒤 지지율이 급등했습니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단일화 전 자기 지지율과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 보다 훨씬 높이 나온 겁니다.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겁니다. 점점 지지율이 오르더니 이회창 후보와 많게는 10%p 가까이 앞선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노 후보의 지지율은 점차 떨어졌고, 이회창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했습니다.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는 선거가 빨리 끝나기를 바랬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너무 늦은 단일화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단일화 경쟁에서 패한 후보가 승리한 후보를 도와 선거운동을 함께 뛰는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만의 문제도 아니겠죠. 패배한 진영과 승리한 진영이 함께 힘을 모으는 과정도 필요할 테고, 그럴러면 패한 쪽이 패배의 충격을 추스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렇다면 단일화의 최적기는 언제일까요? 아무래도 후보 등록 직전 또는 직후인 11월 말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라서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또 시기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단일화가 먼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쉽지 않은 얘기인데요,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단일화는 어떤 조건이 달릴지는 다음 번에 다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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