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국면의 장기화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고사(枯死) 상태에 몰리는 동안 북중 경협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후견국으로 통하는 중국과 경제 교류를 활발히 해왔고,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에 따른 남한 정부의 '5·24 대북제재' 이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한층 강화됐다.
최근 통일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56억 3천만 달러로 2007년(19억 8천만 달러)의 3배에 가깝다.
올 상반기 양국 교역액은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한 31억 3천50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교역을 포함한 북한의 전체 대외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1.8%에서 2008년 49.5%, 2009년 52.4%, 2010년 57.0%, 2011년 70.1%로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은 북한에서 주로 무연탄, 철광석 등 광물을 수입하고 있고 북한의 광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7%, 2011년 98.1%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이 북한과 대규모 협력을 위한 발판으로 사회간접자본(SOC)에 적극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주목된다.
중국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북한과 서쪽 접경지역에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내년 초에는 북한 나진항으로 가는 관문인 중국 연변(延邊) 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과 북한 원정리를 연결하는 새 교량(일명 신두만강대교)을 착공할 예정이다.
또 훈춘과 나진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에도 합의하고 지질탐사를 마쳤으며 나선·황금평 특구와 관련해 발전 및 송전 시설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에는 북한과 선봉, 나진, 청진, 김책, 단천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 북동부 지역의 항구 가운데 4∼5곳에 대한 개발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이 남북경협을 대체하는 성격을 띠고 있고, 그동안 대북 교역업체들이 공들인 '북한'이라는 시장을 최근 몇 년간 중국에 빼앗겼다고 지적한다.
현재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경제협력은 2년 넘게 중단되고 있고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남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북한의 섬유제품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1.1%에 달했을 정도로 중국의 비중은 커졌다.
한 대북 위탁가공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5·24 조치' 전까지 거래한 평양 내 공장이 지금은 중국과 유럽에서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며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남한이 북한에서 수입하던 조개, 버섯, 새우 등의 농·수산물 역시 중국으로 거래처가 많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상은 북한의 관광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별다른 실적이 없었던 북중 관광협력은 지난 2010∼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4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북한은 작년 말 금강산을 국제관광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중국인에게 먼저 문을 열었다.
지난 6월엔 중국인들이 북한 나진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을 여행할 수 있는 유람선 관광노선을 선보였고 7월엔 옌지∼금강산을 잇는 항공노선도 개통했다.
또 북한은 지난달 25일 중국과 `제1차 백두산 합작개발 관광프로젝트 상담회의'를 열어 백두산의 북한 쪽 지역에 대한 관광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하는 등 백두산 관광까지 중국에 내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방영만 남북의류임가공협회 회장은 "북한이 남한과 위탁가공, 교역을 할 때보다 지금 중국과 거래하면서 더 많은 외화를 벌고 있다"며 "정부가 북한을 무릎 꿇게 하려고 시행한 '5·24 조치'가 얼마나 타당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긴급점검 북·중 밀착, 전방위 북중경협…"북한 시장 다 빼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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