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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거북 '남생이' 한약재로…남획에 몸살

<앵커>

천연기념물 453호 '남생이'입니다. 귀엽죠. 남생이는 지난 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강과 하천에 흔했던 토종 거북이입니다.

하지만 이제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하천개발로 살곳도 마땅치 않은데, 한약재로 쓴다고 마구 잡는 사람들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카메라가 다가가자 깜짝 놀라 뒷걸음질치는 녀석.

겁 많고 온순한 토종 민물 거북 남생이입니다.

늦은 봄부터 여름 사이 암컷이 모래에 구멍을 파고 5~10개 정도의 알을 낳습니다.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십장생의 하나로 우리 고전과 민화에 흔하게 등장하는데, 요즘은 남생이가 귀해졌습니다.

남생이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돈을 주고 사고팔 수 없고 연구나 복원 목적이 아닌 이상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수입도 할 수 없습니다.

귀해지니 오히려 찾는 사람은 많습니다.

남생이를 판다는 수족관에 가봤습니다.

주인은 하루에도 서너 명씩 남생이를 찾는다고 말합니다.

[수족관 상인 : 남생이 찾는 사람 수도 없이 많아요, (아이들도) 남생이가 얼마나 귀한지 알고 없는 건지도 알아요.]

정상적인 방법으론 유통이 안 돼 알음알음 거래되는 데 값도 다른 거북이보다 5배는 더 비쌉니다.

[수족관 상인 : 암컷은 10만 원, 15만 원에도 거래되는데 여기선 5만 원에 드려요. 남생이 비싸요. 그것도 국산이에요, 중국산도 아니고.]

서울대공원을 포함해 여러 기관이 나서서 남생이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을 비웃듯 한약재로 쓰겠다며 몰래 어구를 설치해 남생이를 잡아들이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토종은 토종대로 잡아들이고 밀수한 외래종과 토종이 뒤섞이면서 순수한 혈통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임양묵/서울대공원 동물원 사육사 : 순수한 한국종인지 외래종인지도 모르는 상태의 남생이를 밖에 내보내 주면 검증이 안 된 상태의 개체가 야생의 개체와 섞여서 (생태계) 교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천 개발과 외래종 유입으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는 국내 유일한 토종 거북 남생이.

전국에 걸쳐 넓은 지역에 서식했던 남생이는 이제 국내 29군데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천연기념물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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