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7일 대선 2개월여를 앞두고 직면한 최대 난제인 정수장학회 문제에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고 나서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에게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 외에는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꽉 막힌 상황을 자신이 직접 나서 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던 `과거사 프레임'을 털어버리고 63일 남은 12월 대선까지 `국민대통합과 쇄신'을 기치로 직진하겠다는 뜻이 실린 것 같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언론사 지분매각 논란으로 재점화된 후에도 그는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도 관계가 없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자세가 달라진 데에는 당 원로를 중심으로한 조언그룹의 건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박 후보와 당 상임고문 20여명과의 오찬에서 일부인사들이 이번 사안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이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고, 나아가 과거사 논란으로 다시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오찬 1시간 전까지 "저는 입장을 다 말씀드렸다"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던 그를 상임고문단의 조언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상임고문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커지자 당 원로들이 개인적으로 박 후보의 기존 입장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의중'이 최 이사장의 퇴진에 실려있으나 정수장학회에 실제 간여하지 않아온데다, 이 문제에 왈가왈부 했을 때 예상되는 야권의 공세로 그가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자 주변이 여론전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후보가 지난 9월 언론인터뷰에서 "장학회와 이사진의 순수한 취지가 훼손되고 있으니 이사진이 잘 판단해줬으면 하는 게 개인 바람"이라고 말한 것을 주변 인사들은 최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완곡어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도 당내에서는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특히 (최 이사장) 그 분이 박 후보가 오해의 시선을 받지 않도록 (자진사퇴)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이사장이 자진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했고, 중앙선대위 심재철 부위원장도 "최 이사장이 사퇴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더 나아가 "(최 이사장에 대해) 강하게 사퇴할 것을 종용해야 한다"며 박 후보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박 후보의 입장표명의 수위와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의 `불개입'에서 빠져나와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가 직접 최 이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할 지가 관심거리다.
당내에서는 최 이사장의 퇴진요구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사진이 스스로 판단해서 잘 해달라"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으나, 또다른 한편에서는 "그럴 것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극복한 국정운영능력을 부각시키며 국민대통합의 행보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 2004년 당대표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 "제가 `아버지 시절 고생하신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말씀드리자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
아버지가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심감을 심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듣고 저도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중요하고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내가 못한 것을 박 대표가 하라'며 `미안하지만 수고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경제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했듯, 저도 국민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인 `DJ 껴안기'에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정수장학회 전향적 입장 취할까
"조만간 입장 밝히겠다"…당 상임고문 등 원로들 건의 청취한듯\<br>'DJ 국정철학 토론회' 참석…준비된 지도자론으로 통합행보 가속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