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여기에서 미국의 대선 TV 토론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시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미국의 대선토론은 1960년 당시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닉슨 공화당 후보의 토론이 처음입니다. TV 토론의 영향력을 과소 평가한 닉슨후보가 분장을 거부한채 카메라 앞에서 나섰다가 젊고 패기 넘치는 케네디후보에게 역전당해 결국 백악관의 주인 자리를 내주게 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 바로 그 토론입니다. 이후 16년 동안은 한 쪽 후보의 참여 거부로 TV 토론이 열리지 못하다가 1976년 여성유권자 연맹 주최로 다시 재개됐고, 지금 형태의 TV 토론이 정착된 것은 1988년 대선부터 입니다.
미국의 TV 토론은 법적으로 강제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1987년 발족한 '대통령 토론위원회(COMMITTEE ON PRESIDENTIAL DEBATE)'라는 곳에서 토론을 주관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토론의 횟수와 참가 자격, 방식, 주제등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대통령 토론위원회'는 민주,공화 양당의 고위 정치인과 전직 대통령등이 포함된 10명이 이사진과 50여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됩니다.
결국 대선에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후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민주, 공화 양당의 토론으로 치러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은 현행 TV 토론 제도가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시민토론위원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비판을 받아들여 민주, 공화당이 아닌 제3의 후보에게도 참여를 허용하고는 있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야 한다는 관행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비판과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TV 토론 제도는 양당의 일방적인 주장인 아닌 주요 후보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TV를 통해 지난 1차 토론을 시청한 미국인이 6천8백만명에 달했다는 사실도 관심도가 얼마나 큰 가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TV토론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대선의 경우를 보더라도 'TV 토론'은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을 더 강하게 해 줄 뿐이지 지지 후보를 바꾸게 하는 힘은 대단히 미미했다는 것입니다. 'TV 토론'을 계기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경우는 앞서 소개해 드린 1960년의 첫 토론 정도를 들 수가 있는데, 그 당시는 TV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던 때여서 지금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1차 토론 이후 롬니후보의 상승세가 워낙 뚜렷해서 1960년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토론이 오바마와 롬니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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