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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따로 고용 따로…일자리는 제자리

<앵커>

우리 경제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입니다. 대기업들이 연일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일자리는 제자리입니다. 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서 해외공장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SBS 미래한국리포트 착한 성장 시리즈, 오늘(15일) 마지막 순서로 대책없는 '국내 고용'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박상진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차 중국 베이징 2공장.

1공장과 더불어 연간 30만 대씩 생산 가능합니다.

올 7월 40만 대 규모의 3공장이 추가 가동돼, 중국에서만 한해 100만 대씩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은 미국, 러시아, 인도 등 해외에서만 연 353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습니다.

국내 생산능력 350만 대를 추월한 겁니다.

[배상근/전경련 경제본부장 :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 거점화 전략인 경우가 많고요, 비용 측면이나 규제 측면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판매한 휴대전화 3억 3천만 대 가운데 88%를 해외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세계 초우량 기업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은 165조 원에 영업이익 16조 2천억 원.

5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습니다.

이 기간에 고용은 8만 3천 명 늘었는데 대부분 해외 인력입니다.

현대차는 5년 전에 비해 매출이 2배, 영업이익은 4배 늘었지만, 근로자 수는 해외가 국내 보다 약 5배가 많습니다.

기업들이 싼 인건비를 찾아 공장을 대거 해외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위평량/경제개혁연구소 상임연구위원 : 자동화라든지 기술개발에 집약한다든지 이런 측면 때문에 국내에서 대기업의 고용 창출에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장 따로, 고용 따로'이다 보니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에 따른 고용효과를 나타내는 고용 탄력성이 매우 낮습니다.

1995~2006년 사이 한국의 고용 탄력성은 0.214로 미국 독일에 비해 턱없이 낮고, 전체 OECD 34개 국가 가운데 23위입니다.

문제는 고용이 줄면 각종 복지 비용이 늘어나 그만큼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경제 위기에 처한 것도 낮은 고용률 때문에 재정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금재호/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 지금처럼 경제 성장하더라도 고용률이 정체된다 그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그런 나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업의 해외 진출이 생산성 등을 이유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국내 고용을 늘리는 노력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박승원,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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