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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정치인은 메시지 투명하게 전달해야"

EBS 정치 다큐 '킹 메이커'로 3년 만에 TV 복귀

손석희 "정치인은 메시지 투명하게 전달해야"
방송인 손석희(56) 성신여대 교수가 "정치인은 메시지를 투명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손석희 교수는 15일 오후 강남구 도곡동 EBS 본사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킹 메이커'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목적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다 네크워트화해서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는데 정치인들이 투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속에서 메시지가 왜곡될 수 있다"며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를 이용하려 한다면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권자도 더욱 현명해지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유권자가 선거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참여하다 보면 이슈에도 접근하기 쉽고 판단력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 교수는 '킹 메이커'가 정치인이 대중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소개했다.

오는 29-31일 오후 9시50분 방송되는 '킹 메이커'는 미국과 러시아의 주요 선거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과 인터뷰를 통해 선거전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제작진은 지난 1년간 미국과 러시아를 돌며 198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마이클 듀카키스와 오바마 캠프의 조직이론가 마셜 간즈 등 선거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또 올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카메라에 담고,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났다.

손석희 교수가 MBC 이외의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V 프로그램 진행도 2009년 11월 MBC '100분 토론'을 떠난 지 3년 만이다.

손 교수는 그동안 타사 프로그램을 맡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MBC 사람이었고, 나를 보면 사람들이 MBC를 떠올리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난다는 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처음에 진행 제안을 받고 고민했다는 그는 "다른 방송사에서 한다는 게 내 몸에 맞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그러나 프로그램이 내가 늘 접하는 선거전략과 미디어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가 굉장히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일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PD가 우려를 '클리어(clear)'하게 불식시켰다"며 "PD가 가능하면 학문적으로 접근하겠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부분이 많다"고 자평했다.

손 교수는 제작진의 해외 촬영에도 동행했다.

그는 "현장에서 녹화한 것은 1997년 '손석희의 미국 탐험' 이후 15년 만이었다"며 "스튜디오와 달리 철저하게 준비가 된 상태에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잘 끝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고생스러웠던 점으로 대본 외우기를 꼽기도 했다.

'킹 메이커'는 크게 네거티브 전략과 중도파의 실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방법을 다룬다.

1부 '네거티브 전쟁'은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1996년 러시아 대선에 쓰인 네거티브 전략을 파헤친다.

2부 '중도파는 중간에 있지 않다'는 선거 승패의 핵심인 중도파의 실체를 분석한다.

3부 '당신들의 선거운동은 석기시대의 것이다'는 무명의 일리노이주 초선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가 어떻게 인터넷과 SNS를 활용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집중 조명한다.

손 교수는 "이 프로그램이 선거 전략의 옳고 그름을 시청자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조심스럽다"며 "자칫 하면 누굴 편들려고 만든 것이냐 하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의도를 갖고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만든 프로그램은 아니다"며 "가능하면 본질적인 문제와 분석 위주로 갔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1부에서는 네거티브 전략이 결국 모두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하는 걸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며 "다만 허위사실로 이야기한다면 퇴행적인 네거티브가 될 것이고 팩트를 갖고 이야기하면 하나의 검증 방법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부 중도파는 쟁점을 하나 던져줄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대부분 정파가 중도를 표방하며 반대 진영 사람을 영입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옳은 전략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출을 맡은 이주희 PD는 "주요한 문제의식은 '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나'였다"며 "좋은 선거, 정치도 중요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취재했다"고 밝혔다.

이 PD는 "결론은 자기가 정말 믿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온갖 권모술수와 정치적 책략의 마지막에 있는 것은 진정성이었다.

자기가 정말 믿는 것을 이야기해야만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결론이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손석희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고충도 털어놓았다.

MBC라디오 '시선집중'을 오랫동안 진행해온 그는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며 "시사프로를 진행하면서 대선을 세 번째 겪고 있지만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부딪히기 때문에 늘 쉬운 과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양적, 질적 균형을 어떻게 찾느냐 하는 것"이라며 "질적인 균형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선집중'은 늘 스트레스"라고 밝혔다.

"'시선집중'은 점점 더 이름값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저희도 신경을 쓰지만 듣는 사람과 출연자들도 굉장히 신경을 써요. 균형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면 바로 또 (균형에 대한) 요구가 들어와요. 적절하고 조화롭게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매일 그런 작업의 연속이죠."

그는 선거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 '노 코멘트'라며 "나는 각 후보 진영의 메시지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하는 입장이지 판관이 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 진출 여부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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