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중국의 자유 지식인 계층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베이펑'(北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중국의 유명 블로거 원윈차오(溫雲超)는 모옌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작가협회의 부주석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모옌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주요 책임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일 홍콩 명보(明報)에 "온몸에 대변이 묻어 있는 사람이 훌륭한 요리를 만들었다 해도 삼키기가 쉽지 않다"면서 모옌에게는 노벨문학상이 강조하는 인본주의적 이상의 정신이 부족하며 수상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원윈차오는 또 2주 전 노벨상 심사위원회에 모옌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항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면서 앞으로도 위원회가 상을 취소할 때까지 계속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용 문제가 해결된다면 시상식 때 스웨덴에 가서 항의하겠다면서 심사위원들이 중국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매우 순진하다"고 비판했다.
원윈차오는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계정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도 모옌의 작가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림원이 모옌을 수상자로 결정한 것은 그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체제순응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모옌의 수상을 전후해 보여준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면 이번 수상 결정이 중국 공산당 정권을 기쁘게 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이 때문에 이번 노벨 문학상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인터넷에서는 모옌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풍자해 노벨상 메달에 들어있는 노벨의 입에 검정 테이프를 붙인 사진이 돌고 있다.
그러나 소설가 겸 시인인 베이춘은 "작가는 성인(聖人)이 아니며 정신적 모순이 허용된다"면서 "모옌이 자신의 영향력을 다른 사람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하도록 독려하는 데 쓰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모옌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방금 세례를 받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수상 발표 이후 홍콩 봉황TV와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 "비판이든 지지든 모든 온라인상의 언급들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며 비판자든, 지지자든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모옌은 또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 과거에는 작가는 많은 이들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게 가능하기 때문에 내 글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모옌은 앞서 자신의 작가협회 부주석 신분에 대해 단지 '명목상'의 직함일 뿐 실제 일하지는 않는다면서 자신의 실제 직업은 문화부 예술연구생원 산하 문학원 원장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침묵 또한 일종의 자유라면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글 쓰는 것이지 모두가 루쉰(魯迅)처럼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옌은 "중국엔 루쉰(魯迅) 한 명으로 충분하다. 만약 1만 명의 루쉰이 있다면 그것은 재난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중국 지식인들, 모옌 노벨문학상 수상 비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