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작가로는 최초로 모옌(莫言)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나 중국 수뇌부는 축하 메시지 한 줄 보내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모옌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전날 저녁 모옌이 머문 산둥성 가오미현 고향집에는 현지 관리들의 축하 방문이 이어졌으나 최고위 상무위원급에서는 축하 인사를 건넨 인사가 아무도 없었다.
이는 상무위원들이 여타 국가적 경사에 앞다퉈 축전을 날리는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모옌의 작품세계와 행적에 비춰 자칫 오해를 살 우려 때문에 중국 수뇌부가 말을 아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모옌이 반체제 작가는 아니더라도 산아제한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소설(개구리)을 비롯해 중국 당국에 '반기'를 드는 작품도 더러 써온 탓에 그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면 대중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는 달리 중국 안팎의 반(反) 모옌 정서를 의식해 침묵한다는 분석도 있다.
모옌이 반체제 인사들로부터 중국 당국에 적당히 저항하면서도 대체로 협조해온 '어용'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중국 수뇌부가 모옌의 수상을 드러내놓고 환영하면 비판 목소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행동을 삼간다는 지적이다.
사실 중국의 공공기관이라고 할 중국작가협회의 부회장을 지낸 모옌은 어용 흔적이 적지 않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때 반체제 인사인 다이칭(戴晴)과 베이링(貝嶺)의 참가를 이유로 도서전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한데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해 비난을 샀다.
무엇보다 중국 지식인과 작가를 탄압한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모옌은 기념집 출판에 참여해 '부역 작가'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 탓에 모옌의 이번 수상에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진다.
중국독립중문필회(中國獨立中文筆會)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고 미국에 체류 중인 반체제 인사인 웨이징성(魏京生)은 스웨덴 한림원이 중국 당국과 '거래했다'면서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날 모옌의 작품세계와 행적에 대해선 전혀 거론하지 않은 채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평론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인민일보는 수천 년 역사 속에서 공자, 굴원, 이태백 등 수많은 문장가를 배출해온 문학 강국인 중국이 이제야 노벨 문학상을 받은 건 다소 늦은 감은 있어도 당연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수뇌부, 모옌 노벨문학상 수상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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