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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만끽하다 도로 '뚝'…생태길 난개발 심각

<앵커>

이런 생태길이 너무 많아도 문제입니다. 명품녹색길, 누리길, 녹색경관길 이름도 생소한 생태길이 전국에 380곳이 넘습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들어간 돈도 돈이지만 관리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이어서 유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울진의 불영계곡을 따라 29km구간에 걸쳐 조성된 '녹색길'입니다.

처음엔 기암괴석과 금강 소나무 군락지같은 절경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절반쯤 걷다 보면 길은 엉뚱하게 차도로 이어집니다.

녹색길은 이곳부터 불영사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사람이 다닐 인도가 없는 위험천만한 자동차 도로뿐입니다.

[권형자/전북 고창 : 사람 가면 위험하겠더라고요, 초행길이라서 매우 위험해요.]

안전을 위해 설치된 나무 데크는 곳곳이 끊어져 있고, 난간 하나 없는 절벽구간은 위험천만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북 문경새재 길은 2년 전부터 또 다른 이름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문화관광부가 도립공원인 문경새재 길을 포함해 구간만 조금 연장하면서 이름만 새로 붙인 겁니다.

그러다보니 안내 표지판도 제각각입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내원 : 전체적인 홍보도 없었고, 저 코스가 이쪽에 다 있는 줄 알고 사람들이 여기 와서 많이 헷갈려 하시죠.]

강원도 고성에서 삼척까지 210km 구간에 조성된 생태길에는 길 하나에 각기 다른 이름 4개가 붙어 있습니다.

국토부와 문화관광부는 물론 자치단체까지 경쟁적으로 생태길을 만든 뒤 제각각 이름을 붙인 겁니다.

들어간 예산만도 500억 원이 넘습니다.

전형적인 중복 투자입니다.

길만 만든 뒤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 잡초만 무성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배재선/녹색연합 : 중복 지정으로 인한 예산 낭비는 말 할 것도 없고요, 관리  운영방안도 전무해 안전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지난 5년간 전국 각지에 생태길 380여 곳을 조성하는데 들인 예산만도 2천억 원이 넘습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한 범정부차원에서의 통제와 체계적 관리방안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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