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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축구협회장의 국감 출석

[취재파일] 축구협회장의 국감 출석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런던올림픽에서 불거진 '독도 세리머니'후 이에 대한 대응이 미숙했다는 점에 대해 절차와 책임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축구협회 직원들은 심기가 불편하다. "이미 조 회장이 지난 8월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에 출석해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굴욕 문서에 대해 해명과 함께 공식 사과를 했는데 피감 대상이 아닌 단체의 수장을 국정감사에까지 불러내는 것은 정치인들의 횡포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협회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피감기관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 등으로 한정돼 있어 축구협회는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축구협회가 받는 연간 국고 지원금도 전체 예산의 1∼2%에 불과하고, 이 역시 대한체육회를 통해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받는 상황에서 국정감사까지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국감 출석에 대해 볼멘 소리를 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협회의 행정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간섭이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FIFA 정관에는 '협회는 독립적으로 행정을 수행해야 하며 제3자의 개입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가 가맹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사례를 발견하면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한 뒤 FIFA 주관 대회 출전 정지에서부터 가맹단체 자격 정지까지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우리 대표팀에게 출전 정지 등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이럴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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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서가는 얘기일 수는 있지만 아주 황당한 얘기로만 들리진 않는다. 실제로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는 지난해 2월, 영국 국회 문화미디어체육 상임위의 자료 제출과 상임위 출석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2018년 월드컵 유치권을 러시아에 빼앗긴 책임을 축구협회에 묻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행보에 영국 축구협회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로 일침을 가했다.

“정치권의 축구에 대한 다양한 관심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축구의 행정과 관련된 직접적인 개입은 매우 부당하며, 특히 정치권의 민간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 되지 않는다. 이런 직접적인 개입이 계속 될 경우 FIFA에 의한 제재가 내려질 수도 있음을 상임위 위원들이 주지해 주시기를 바란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5년 9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 과정과 회계부정 의혹,상표권 보호 실태 등의 문제로 국정감사를 처음 받은 적이 있다. 이번 국감에서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축구협회의 대응 조치에 대한 해명 뿐 아니라 협회 후원기업들과 계약 내용,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해임 과정 등 축구협회의 행정전반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직원들은 "조중연 회장이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신들의 보스가 지난 문방위 출석 때처럼 인기에 영합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쇼맨십용 '욕받이'나 되지는 않을까, 또 이런 이유로 FIFA의 제재를 받아 그 불똥이 월드컵 대표팀에게 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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