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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 보기

아크릴 판이 동일한 간격으로 여러 층을 이룬다. 이 판 위에는 투명 실리콘으로 동그랗고 작은 점을 찍었다. 이 점들도 동일한 간격으로 줄지어 아크릴 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단순한 규칙이지만 수없이 반복된 점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가로세로 규칙적으로 배열된 점만 보기도 하고, 아래에서 옆모습을 올려다 본 누군가는 3D 픽셀로 만들어진 미래의 구조물을 보기도 한다. 코헤이 나와의 작품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대상을 표현한 것이다.

영상 기자로 일하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얼마나 상대방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밑에서 올려다보는 로우앵글로 상대방을 인터뷰 했을 때는 그 사람이 위대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생긴다. 눈물을 클로즈업 하는 앵글은 그 사람의 ‘눈물’에 절대적으로 동의하게끔 만든다. 범죄사실이 드러난 피의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하이앵글로 찍게 된다. 그 사람을 우러러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색안경보다 더 교묘하게 사람을 조정하는 것이 영상의 각도과 거리이다.

똑같은 구조물로 표현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영상들은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왔다. 때가 때이니 만큼 관점과 시각의 중요성이 담긴 작품에 눈길이 머문다. 다른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스스로의 관점으로 봐야할 때가 왔다.

협조 - 아라리오 갤러리
작품 - 코헤이 나와 ‘AirCell A 37mmp’, 2011, 혼합 재료, 112.1x96.2x 59.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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