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피해 보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보상금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농민들이 터무니없는 보상에 다시 한 번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실태를 김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종시 연서면에서 배를 재배하는 성윤경 씨, 지난달 태풍으로 1500㎡의 배 밭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과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상금은 고작 5만 8000원만 지급됐습니다.
[성윤경/배 재배농민, 세종시 연서면 : 황당하죠. 그거 받으나 마나지. 정부에서 말만 그러는 거지. 요즘 고등학생, 대학생들 용돈도 5만 원 안 받아요.]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의 불만 역시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세 차례의 강력한 태풍으로 도내 과수농가들은 비현실적인 막대한 낙과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재해보상은 농민들의 기대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습니다.
낙과피해 조사과정에서 자연 낙과비율을 20%로 잡아 피해규모가 크게 줄었고, 헐값에 내다 판 낙과는 보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뒤늦은 보상금 지급시기도 문제입니다.
[이만재/배 재배농민 : 보험금도 피해 본 농민한테는 빨리 정산 해줘야지. 농약값도 주고, 품값도 주고.]
1만 ㎡의 과수농가에 피해율이 80%면, 2004년 태풍 메기 때 지원금은 674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524만 원이 준 150만 원에 불과합니다.
[김종원/논산시 농업경영인회장 : 배 봉지나 사과 봉지를 싸는 데 기스가 난 곳, 그런 데 대해선 보상이 안 되고, 낙과된 것만 되니까 이 보험 제도를 바꿨으면 합니다.]
사상 최악의 낙과피해를 입었지만, 피해 보상은 현실을 외면하면서 농민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