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로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를 단행한 지 꼭 한 달이 된다.
센카쿠 해역에서는 그간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이번 센카쿠 사태는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는 중일 관계에 '재앙'으로 다가왔을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커다란 변화를 낳은 '일대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중국의 완승, 일본의 완패'로 귀착되는 양상이 뚜렷하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해감선(海監船·해양감시선)과 어정선(漁政船·어업관리선)을 상시적으로 센카쿠 영해에 진입시켜 일본의 실효 지배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동안 일본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센카쿠를 겨냥한 무력 시위성 훈련을 연일 벌인 인민해방군의 압박 속에서 일본은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중국 측 관공선을 센카쿠 해역에서 내몰 길이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미 일본은 2년 전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굴욕적인 패배를 한 차례 맛봤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 해역에서 자국 순시선에 충돌한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을 체포해 자국 법정에 세워 형사처벌하려 했다.
그러나 희토류 수출 중단 등 중국의 전방위 보복 조치에 굴복해 '사법 주권 포기'라는 국내 여론의 반발에도 잔치슝을 석방해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2010년과 올해 잇따라 터진 센카쿠 사태의 귀결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2위의 경제력과 이를 바탕으로 군사력을 꾸준히 확충함으로써 미국과 나란히 주요 2개국(G2)로 떠오른 중국의 위상과 쇠락해가는 일본의 위상이 교차하는 역사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역내 실력자로 통하던 일본마저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영유권 다툼에서 잇따라 참패 양상을 면치 못하자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독주를 막을 수단이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제도, 황옌다오(黃巖島·필리핀명 스카보러 섬) 영유권 분쟁에서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베트남, 필리핀 등 상대국들을 압도해왔다.
올해 대만 대선에서 친중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중국이 양안 관계 관리에 힘을 소진하는 대신 대외적으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대만은 센카쿠 사태에서 중국과 직접 공조를 하지 않았지만 어선 70여척이 지난달 센카쿠 열도 영해에서 '주권 시위'를 벌이는 동안 해안순방서(해경) 함정을 보내는 등 중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국들의 우려를 의식한 듯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가 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지난달 21일 중국·아세안 엑스포 행사에 참석해 "영토, 영해 분쟁을 우호적인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시 부주석의 이런 말도 '대국굴기(大國屈起·대국으로 부상한다는 뜻)'로 치닫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중국의 독주는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복귀 전략을 구체화한 미국은 최근 수년간 중국이 남중국해를 사실상 독식하려는 의도를 비추자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과 군사 분야를 포함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강력히 견제해왔다.
최근 센카쿠 분쟁에서도 미국은 센카쿠 열도가 미일 방위조약의 적용 대상임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히면서 중국이 섣불리 군대를 동원하지 못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sovereignty)이 아니라 행정 관할권(administration)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센카쿠 열도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명분을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대신 미국은 센카쿠가 있는 동중국해와 인근 남중국해에 두 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필리핀에 핵 잠수함을 파견하는 등 중국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센카쿠 사태 한 달, 동북아 안보지형 변화
中 독주 시대…美中 패권경쟁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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