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사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결국 9일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체포동의안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검찰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일가에 대한 부담'을 언급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의 발언 파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검찰이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는 시각도 있다.
◇어떤 혐의 적용됐나 = 검찰이 선거홍보대행사 CN커뮤니케이션즈(CNC)를 수사하면서 밝혀낸 이 의원의 혐의는 사기와 횡령 두 가지다.
먼저 이 의원이 CNC 지분 99.9%를 가진 실질적 소유주로 회사 업무를 총괄한 만큼 선거비용 허위청구에 직접 개입했다고 봤다.
2010년 교육감 선거 때 장만채 전남교육감, 장휘국 광주교육감 측과 '턴키계약'을 맺고 컨설팅부터 물품공급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이 과정에서 CNC는 미보전 대상인 컨설팅 비용 등을 유세차량 같은 물품 비용에 포함시켜 허위견적서를 썼다.
일례로 CNC는 장만채 교육감의 유세차량 등을 5억9천여만원에 빌렸지만, 장 교육감 측에는 7억7천여만원을 들인 것처럼 견적을 냈다.
장 교육감은 이를 그대로 선관위에 제출해 비용 보전을 받았다. CNC는 부풀려진 선거비용 1억8천만원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었다. 장휘국 교육감 측과의 계약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1억3천만원을 챙겼다.
2010~2011년 기초의원 선거,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후보자들과 개별 공급계약을 맺었다.
CNC가 개별업체들로부터 선거물품을 공급받고, 후보자와 계약을 맺은 뒤 실제 물품 가격보다 부풀려 선관위에 비용 보전을 청구한 것이다.
CNC는 실제 매출공급가와 금액을 부풀린 신고용 매출공급가를 이중으로 산출했고, 후보자 측은 선관위에 신고용으로 보전을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CNC 결재서류엔 이 의원이 전부 서명 날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CNC 사기 행각의 실질적 책임자란 뜻이다.
이 의원은 또 회사 자금을 세탁한 후 개인 용도로 썼다.
2009년 4월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 사무실을 경매로 취득할 당시 회삿돈 1억9천여만원을 쓴 것을 비롯해 서울 사당동 아파트 매입자금으로 2천만원, 생활비 등으로 2천만원 등 2억3천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왜 불구속 기소했나 = 검찰은 객관적 물증을 토대로 이 의원의 혐의를 입증했지만 한 차례 조사만 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출석해 일체 진술을 거부했고, 처음엔 조서 열람과 서명 날인조차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의원이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사실상 추가 조사가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현역 의원 신분으로 국회 회기 중인 점을 감안하면 체포동의 절차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봤다.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까지 겹쳐 있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선이 코앞인 점도 시간적인 압박 요인이 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11일) 전에 처리하려고 했다"며 "제반 사항들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검찰, '묵비권' 이석기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
최교일 지검장 발언 파문 속 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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