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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인육캡슐 유통까지! "사람이 아니므니다"

[취재파일] 인육캡슐 유통까지! "사람이 아니므니다"
"먹으면 몸 안에 화끈한 기운이 올라오고 스태미너에 좋다."

무협지 속에서나 등장할 만한 말인데 인육캡슐을 거래하는 중국 시장에서 오간 말입니다. 그런데 사산된 태아 시신 등을 냉동시켰다가 갈아서 만든다고 알려진 인육캡슐에 실제 어떤 시신이 들어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몸에 좋다고 이걸 먹는 사람들이 있다니 요즘 유행하는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정말 “사람이 아니므니다”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취재 중에 밀반입하다가 적발된 인육캡슐을 검사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인육캡슐을 열자마자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불쾌한 느낌에 속이 좋지 않았습니다. 세관 분석실에서 인육캡슐 여부를 검사하는 간단한 방식은 그 성분 안에 인간의 혈액 성분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겁니다. 인간의 혈액이 있을 경우 검사 장치에 두 줄로 선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마치 임신 여부를 알아보는 기기와 비슷합니다. 여기서 인간의 혈액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다른 곳으로 보내 보다 정밀하게 유전자를 분석하고 염색체 여부도 확인해 봅니다.

인육캡슐 밀반입은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세관의 집중 검사로 적발이 시작된 뒤에만 벌써 3만 정 넘게 밀반입하다가 적발됐습니다. 세관에 적발된 숫자만 이 정도라는 뜻입니다. 세관을 몰래 통과한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인육캡슐은 마치 영양제처럼 생긴 데다가 마약 탐지견처럼 전문적으로 적발하는 수단도 없어서 사실상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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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륜적인 인육캡슐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자 중국 당국이 지난 5월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그 이후에도 밀반입 규모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특송 화물이나 우편을 통한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원래 약을 수입하려면 식약청이 먼저 유해성 여부를 검사하고 승인을 해야 통관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우편을 통해 자기가 먹겠다고 들여오는 물량에 대해선 약통 6개까지 식약청의 사전 승인이 면제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전의 한 중국동포는 국제우편으로 영양제 통 6개 분량의 인육캡슐을 밀반입했습니다. 뒤늦게 세관이 1년이 넘어서야 파악하고 조사를 벌였지만, 당사자가 “다 먹어버렸다”고 말하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광주의 한 중국동포도 인육캡슐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3천 정 분량을 밀반입했는데 5개월 뒤 세관 조사반이 찾아갔을 때 “다 먹어버렸다”는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육캡슐을 밀반입 하다가 적발이 되더라도 물건만 가지고 들어오지 못할 뿐 마약사범처럼 처벌받는 것이 아니다 보니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밀반입한 수량을 볼 때는 자신이 먹었다는 말을 믿기 어렵습니다. 누군가에게 팔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합니다. SBS의 중국 현지 취재에서 인육캡슐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한국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사 간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관세청으로부터 적발된 인육캡슐을 건네 받은 식약청이 국내 유통 부분을 조사하고는 있지만 은밀하게 거래되는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수사기관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현행 법으로는 앞서 설명한 대로 인육캡슐을 밀반입하다가 적발이 돼도 처벌이 크지 않고 유통을 시켜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외국인의 경우 강제추방을 하고 내국인의 경우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성분인지, 무슨 질병이 있었던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단지 몸에 좋다는 말만 믿고 벌어지고 있는 반인륜적 인육캡슐 유통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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