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세계화하려면 보편적인 시각에서 한글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합니다."
한글학회가 수여하는 '2012 주시경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노마 히데키(野間秀樹.59) 일본 국제교양대 객원교수는 "한글의 탄생에는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는 깊은 사상이 담겨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8일 방한한 노마 교수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한국의 역사 속에서 확실하게 증명됐다"면서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무조건 '한글이 우수하다 대단하다'고 말하지 말고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글을 조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소리를 이용해 문자를 만들어낸'(用音合字) 한글 창제는 "세계 문자사(史)에서 혁명적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글은 '지(知)의 판도' 자체를 바꿔놨습니다. 한글이 창제되면서 한국어로 표현되는 모든 것이 '지의 영역' 안에 들어왔습니다. 한자도 한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의 양상' 그 자체를 바꿔놨다는 점에서 한글 창제는 세계 문자사에서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한글이 왜 만들어졌고, 한글 창제 후 지의 판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면 한글이 대단하다는 것을 절로 알 수 있습니다." 유창한 한국어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인터뷰 내내 "대단하다"를 연발했다.
한글 창제 당시 최만리를 위시한 한글 반대 세력과 세종대왕 간의 투쟁은 "지적 투쟁"이었다면서 "왕이 이런 지적 투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며 또 이런 지적 투쟁 과정이 역사기록으로 남아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감탄했다.
이어 "한글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글로 격조 높은 문장(용비어천가)을 만들어낸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어 학자인 노마 교수는 '한글 전도사'로 통한다.
일본인에게 한글을 알리고자 2010년 펴낸 인문교양서 '한글의 탄생'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일본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한국어학습강좌' 1권을 펴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접한 한글의 매력에 빠진 그는 1983년 서른의 나이에 도쿄외국어대 조선어학과에 입학한 뒤 30년 가까이 한글 연구에 매진해왔다.
"'강남스타일' 등 한국의 대중문화는 이미 세계를 제압했습니다. 한국의 문학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어떤 지(知)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바로 한글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 같은 서양 지식인이 한글에 대해 알았다면 한글을 반드시 언급했을 것입니다. 보편적인 시각에서 한글이 얼마나 깊고 풍부한 문자인지 연구해 세계인과 공유해야 합니다."
노마 교수는 9일 낮 12시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열리는 '한글학회 566돌 한글날 큰잔치'에서 '2012 주시경 학술상'을 받는다.
노마 교수에게는 학술지원금 1천만 원이 제공된다.
(서울=연합뉴스)
"'한글의 세계화' 보편적 시각 연구 필요"
'2012 주시경 학술상' 수상 노마 히데키 교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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