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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미술작품이 된 박제 사슴

한국국제아트페어 2012에 출품된 코헤이 나와의 작품을 보고,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전시 취재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크리스탈 구슬로 사슴 모양의 조각을 만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안에는 실제로 박제된 사슴이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크고 작은 크리스탈 구슬은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지만 무작정 예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코헤이 나와는 보이는 것과 존재하는 것 사이의 차이에 대해 얘기한다. 아름답게 보이지만 인간이 욕심이 만들어낸 추함과 그것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투명한 빛의 반사를 대비시킨다. 투명한 구슬을 통해 박제된 사슴의 털이 크게 확대되어 보이기도 하고, 난반사로 가려지기도 한다. 본래 박제된 사슴이 가지고 있던 상징, 오래된 인간의 욕심은 철저히 가려지게 된다. 마치 새로운 생명체가 되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것 같지만, 대상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아름다움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도 자신이 가진 욕심에 크리스탈 구슬을 포장한다. 그래서 실제 가치보다 더한 상상을 한다.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을 구매할 때 온갖 미사여구를 듣고 핑크빛 미래를 꿈꾸는 것과 같다. 뭔가 그것을 소유하게 되면 ‘내 것’만 가격이 오를 것 같고 ‘나’만 행복해 질 것 같다. 하지만 상상 속에서 내 ‘소유’에 아름다운 구슬로 포장한다 하더라도 꼭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슴이 자연 속에서 더 아름답듯이, 욕심을 버렸을 때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닌지 작품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협조 - 아라리오 갤러리
작품 - 코헤이 나와 ‘Pixcell-D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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