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 수억원을 받아낸 납북어부가 어로 공백기의 수입까지 타내려 또 소송을 냈다가 입맛만 다셨다.
납북어부 A(70)씨가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동안 벌지 못한 돈(일실수입)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1,2심 재판부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탓에 청구액 중 10분의 1도 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1968년 7월 서해 연평도 근처에서 병어잡이를 하다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4개월 동안 억류됐던 A씨는 이듬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았다.
A씨는 10년 뒤인 1979년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다른 어부들과 월북을 모의한 혐의로 다시 기소됐고, 징역 10년이 확정돼 1987년 가석방될 때까지 3천300일가량 감옥에 갇혔다.
세월이 흘러 누명을 쓴 사연이 드러났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수사관들이 A씨를 마구 구타하고 열흘 가까이 잠을 재우지 않은 채 물고문·전기고문까지 해 허위자백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법원에서 재심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자 A씨는 2008~2009년 국가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청구해 '모두 9억 1천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A씨 가족도 총 7억 3천여만 원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A씨가 추가로 낸 소송은 일실수입에 관한 것이었다.
불법구금돼 있는 동안 벌지 못한 4억 8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1979년 구금된 이후 월평균 374만 원씩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자신의 주장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말 항소해 최근 2심 판결을 받았다.
결과는 더 실망스러웠다.
서울고법 민사4부(이기택 부장판사)는 A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에 대한 배상액을 3천396만 원으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1심보다도 130만 원이 깎인 액수였다.
재판부는 1심에서 고려한 어업경영조사보고, 직종별 임금조사 보고서뿐만 아니라 농협조사월보를 추가 검토했고, 어선에 투입된 자본이 소득에 기여한 부분(자본이익)을 제외해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불법구금으로 재산상 손해를 본 것은 명백하지만 당시 소득을 추정하는 데 직접 이용하기 적합한 통계자료가 없어 제반사정을 종합해 손해액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입맛만 다셨네' 2차소송서 낭패 본 납북어부
'70년대 월 374만 원 어림없어' 일실수입 엄격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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