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업률이 '마(魔)의 벽'으로 여겨졌던 8%를 깼다.
미국 정가와 금융ㆍ경제계는 실업률이 8% 선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깨지느냐에 따라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프는 정부의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이라며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진영은 "44개월째 8%를 웃도는 실업률"이라는 표현을 써먹지는 못하게 됐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은 구직를 포기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전국 평균 실업률은 7.8%로,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8% 밑으로 떨어졌다.
8월(8.1%)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이고 시장 전문가 전망치(8.2%)나 갤럽 조사치(8.1%)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1월 실업률과 같은 수치다.
미국 실업률은 2009년 10월 10.8%로 정점을 찍고 나서 지난해 10월에서야 9.0%로 떨어졌으며 다음달 8.6%로 예상 밖의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12월 8.5%, 올해 1월 8.3%, 2월 8.3%, 3월 8.2%, 4월 8.1%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렸고 최근에도 5월 8.2%, 6월 8.2%, 7월 8.3%, 8월 8.1% 등으로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 등락을 거듭하면서 좀체 8% 아래로 내려오지 못했다.
9월 실업률이 8% 벽을 깬 것은 미국 경제가 채무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춘데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택 건설ㆍ매매 시장이 활기를 찾는 등 실물 경제도 더디지만 서서히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제 전망에 대한 각종 지표도 낙관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달리 몇 달째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립 서비스'만 해오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고질적인 고실업률을 끌어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도 지난달 실업률 하락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순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을 무기한 매입하는 내용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처가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시중 유동성을 확대함으로써 고용주들의 채용 확대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연준은 특히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까운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애초 2014년 말에서 2015년 중순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연장하기로 함으로써 시장에 정책에 대한 신뢰를 주려 애썼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이나 경제 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많다.
유럽발(發) 채무 위기가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미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 성장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초 미국의 '재정 절벽(fiscal cliff)'이 현실화하면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것은 물론 경제성장률이 2%가량 하락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재정 절벽은 올해 연말까지 적용되는 각종 세제 혜택이 끝나고 연방 정부도 재정 적자를 줄이려 지출을 대폭 축소하면서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 후퇴(리세션)를 불러오는 것을 뜻한다.
한편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장 기간 고실업률'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떼낸 오바마 대통령 진영은 9월 실업률을 첫 TV 토론 실패를 만화할 호재로 선거 운동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롬니 캠프는 지난달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예 일자리 찾는 일을 포기한 '실망 또는 잠재 실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고 여전히 2천300만명이 실직 또는 시간제 근무 상태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실정(失政)'을 계속 질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대선을 나흘 앞둔 다음달 2일(금) 발표된다.
(워싱턴=연합뉴스)
美 실업률 '마(魔)의 8% 벽' 깨졌다
경기회복 기대↑-연준 QE3 등 주효…'재정 절벽' 변수<br>오바마 "완연한 회복" vs 롬니 "기대 이하" 설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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