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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고궁과 현대미술의 만남 - 덕수궁프로젝트, 덕홍전(德弘殿)

주말에 아내와 고궁 나들이를 했다. 이제 5개월 된 쌍둥이 엄마이기도 한 아내에게는 오랜만의 외출이다. 가까운 서울시내, 덕수궁에 펼쳐진 현대미술 프로젝트를 취재했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그곳으로 안내했다. 학예 선생님에게 들었던 풍월을 읊어가며 설명도 곁들였다. 너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관람객이 몰려있는 곳에 들어가기가 힘들어 나는 밖에서 유모차를 끌고 왔다갔다 하고 아내만 감상했다. 그 중에 덕홍전에 들어간 아내는 무엇에 빠졌는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덕홍전은 화려한 내부 장식이 아름다운 공간이다. 가구 디자이너인 하지훈 작가는 바닥에 크롬도장의 좌식의자를 가득 채웠다. 그 곳에 앉아 있으면 천장과 벽면의 아름다운 장식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실내의 조명과 외부의 자연광은 바닥에 반사되는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이곳 덕홍전은 원래 명성황후의 신주를 모시던 곳이고 경효전(景孝殿)으로 불렸다. 그런데 강제한일병합 이후 1912년 일본인 통치자의 접견 장소로 변형시키면서 내부를 화려하게 바꾸고 이름도 덕홍전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변형과 왜곡의 아픔이 담겨 있다.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공간에 현대미술작품이 자리하면서 다시 한 번 그 이야기 속으로 빠지게 된다.

협조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프로젝트(기획 김인혜), 덕홍전
작품 - 하지훈 ‘자리’,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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