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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가축 등 이상증세…불산 누출 피해 확산

<앵커>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난 경북 구미 일대에 2차 피해가 확산 되고 있습니다. 농작물이 말라죽고, 가축들이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TBC 양병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산이 누출된 공장 인근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잎이 누렇게 말라 죽은 나무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사고 당시 대피시키지 못해 불산 가스에 그대로 노출된 소들은 하나같이 콧물이 흐르고 연신 기침을 해댑니다.

먹이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상 증세를 보이는 가축이 1300여 마리나 됩니다.

[박명석/피해 축산농가 : 소를 수익으로 부채를 갚는다든지 이래야 되는데 소로 인해서 앞으로 부채가 늘게 생겼으니까 이것이 걱정입니다.]

농작물 피해는 더 심각합니다.

탐스럽게 익었던 포도는 살짝만 잡아도 잎이 바스라 집니다.

멜론도 앙상하게 죽은 줄기에 곧 떨어질 듯 달려있고, 고추는 제초제를 뿌린 듯 잎은 물론 열매까지 삭았습니다.

여기 있는 것들은 벼들입니다. 언뜻 보면 누렇게 잘 익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 또한 불산 가스에 의해 말라 죽어 이렇게 된 것입니다.

육안으로 집계된 농작물 피해 면적은 91ha로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직접 가꾼 채소조차 먹지 못하는 주민들은 지금 동네에 있어도 되는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성희/경북 구미시 산동면 : 얼마나 독하고 얼마나 우리 몸에 묻으면 해롭다든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애들이 인터넷 보고 만지면 안된다….]

이번 사고로 지금까지 주민과 근로자 등 398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미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

보상책임이 있는 자연재해가 아니라며 기본적인 피해 조사 조차 않고 있습니다.

풍년 농사에 들떠 있던 시골 마을에 한순간의 사고로 탄식과 분노의 소리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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