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폐쇄회로)TV 카메라는 나뭇잎에 덮여 시야가 거의 가려졌다. 교문 옆 관리실은 기둥과 방충망이 창문을 막아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볼 수 없었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흉기난동 사건으로 학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CCTV와 지문인식 출입문 등 교내 보안시설이 설치 뒤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조진일 연구위원 등 KEDI 연구진은 2010년 정부의 '학생안전 강화학교' 사업으로 보안시설이 대거 도입된 경기도의 AㆍB 초교 2곳을 현장 조사했다.
CCTV는 너무 자란 나무에 카메라가 가려지거나 'CCTV 녹화중'이라는 문구판이 너무 작아 외부인에게 경고 효과가 거의 없는 사례가 발견됐다.
한 학교에서는 CCTV가 내부 전원과 연결돼 교직원이 퇴근하면서 전원을 끄면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무실에 설치된 CCTV 모니터는 크기가 너무 작아 두 학교 모두 교사 자리에서 화면으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지문인식 출입문도 천덕꾸러기였다.
A초교 출입문은 지문 인식이 잘 안 되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
B초교는 아예 수업시간 중에도 계속 문을 열어뒀다.
경비실도 방충망, 블라인드, 기둥, 방문증 보관함 등으로 창문이 가려져 밖을 잘 볼 수 없거나 CCTV 모니터가 너무 작아 CCTV 11개 중 9개 화면만 나오는 문제점이 조사됐다.
연구진은 "현재까지는 학교 안전 강화에 필요한 일부 요소를 보강하는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만큼 보안시설의 설계ㆍ시공ㆍ운영을 통합하는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ㆍ도 교육청에 안전시설 유지관리와 기술지원을 맡는 전문 조직을 '직영형' '외주형' '혼합형' 등 형태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를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통한 사례조사 기반 학교범죄 예방 사업의 개선방안'이라는 논문으로 KEDI 학술지인 '한국교육' 최근호에 게재했다.
(서울=연합뉴스)
CCTV 먹통·출입문 고장…허울뿐인 학교 안전시설
교육개발원 연구진 "시설 유지관리 전담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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