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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삶의 끝에서 귀를 맡기다

완고해 보이는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
침침한 눈을 깜박이며 귀를 파주고 계신 할머니.
할머니의 손목시계를 보니 옛 한국화가 아닌 현대 작품이다.

전통 복식을 차려입으신 할아버지는 살아온 삶의 꼿꼿함을 잠시 접고 할머니에게 귀를 맡기고 있다. 버선발과 주름진 손에 힘을 주고 계신 것을 보니, 시원하면서도 아프신 모양이다. 할머니가 아프게 귀를 만지더라도 삶의 끝자락에서 감히 투덜대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가는 작가가 많지는 않다. 얼굴과 터럭, 몸의 부분들은 상세하게 그리면서 의복 등은 대담하게 그리는 전통의 방식이 얼굴의 표정을 더 진하게 만든다. 꼿꼿하게 살아오셨을 우리 할아버지가, 같이 생을 걸어온 동반자 할머니에게 몸을 맡기는 따스함이 그림에 묻어 있다.


협조 - 공아트스페이스
작품 - 김호석 작가의 ‘생(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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