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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 1위 서울…건강 위협하는 '빛 공해'

<앵커>

도시는 밤이 화려하다고 하죠. 남산 밑에 펼쳐진 저 빛의 무리들을 한 번 보십시오. 서울도 매일 밤 불야성입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촬영한 세계 주요 도시의 야경사진을 봐도 서울이 눈에 띄게 밝습니다. 실제로 세계 21개 도시 가운데 서울이 가장 밝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밝은 빛은 공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 주부는 두 달전 집 앞 건물 옥상에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뒤부터 각종 고통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합니다.

[김경령/'빛 공해' 피해 주민 : 폭탄속에 서있는 느낌이죠. 그러니 그게 지옥 아니겠습니까. 전광판이 켜지는 동안 저희가 여기서 지나다니거나 살 수가 없고요. 구토가 나고 어지럽고.]

창문을 모두 닫고, 저 전광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이 집에 들어왔을 때 밝기가 어느 정도 되는지 조도계로 측정해 봤습니다.

실내 불을 모두 끄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잰 결과, 10룩스가 넘었습니다.

주민 의뢰를 받아 정밀 분석한 조명 전문가들은 이 정도 밝기면 빛 공해 수준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합니다.

[이연소/빛공해연구소장 : 지속적인 섬광 자체라는 것은 번개불이 번쩍거리는 데서 자는 것과 똑같은 거란 얘기죠.]

지난 3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빛 공해 민원은 1400건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불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수면 장애에 따른 피로와 시력 저하를 포함해 인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구진회/국립환경과학원 공업연구사 :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성장장애 또 시력 저하 등을 일으키고, 여성들은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며 각종 민원의 불씨가 되고 있는 도심 조명에 대해 미국과 일본처럼 규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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