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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 살린다더니 '깡' 성행

<앵커>

'대형마트만 가지 말고 전통시장에서 많이 좀 사주세요.' 이런 취지로 온누리 상품권이라는 게 발매되고 있습니다. 인기가 꽤 높아서 추석을 앞두고 한 달 만에 2000억 원 넘게 팔렸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걸 들고 엉뚱한 델 가고 있습니다.

송 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상품권 거래소입니다.

전통시장에서 물건 구입하는데 쓰는 온누리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상품권 거래소 직원 : 조금 전에도 한 사람이 50만 원 바꿔갔어요. OO 직원들한테 1인당 50씩 나눠줬어 요.]

이번엔 근처 전통시장, 점포 몇곳을 돌았더니 한 곳에서 현금으로 바꿔줍니다.

[시장 상인 : 10장이라고? 얼마 주면 돼? (9만) 3000원 줄게, 3000원. 나도 좀 먹게.]

정부 지원금으로 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이 이른바 상품권 깡을 통해 불법 현금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통 구조는 이렇습니다.

먼저 상품권 거래소나 전통시장의 일부 상인이 일정 금액을 할인해 현금을 주고 산 온누리 상품권은 시중은행에서 액면 금액만큼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다른 상품권과 달리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 가맹 상인들이 은행에 가져가면 액면 그대로 교환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품권 거래소 직원 : 저희가 3~3.5% 할인해 드리거든요. 그 수익이 그대로 은행에 가서 현금화가 되니까 그 수익성을 가지고 구매해 가시는 고객들이 많죠.]

이런 점을 악용해 인터넷에도 온누리 상품권을 사고판다는 글이 수백 건씩 올라와 있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은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발행이 급증하면서 '현금깡'도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가맹점 등록 취소 말고는 뾰족한 제재 수단이 없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이 당초 발행 취지인 전통시장 활성화보다 상품권 시장만 키우고 있는건 아닌지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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