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진전의 장애물인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레이건식 해법'이 거론되고 있다.
'수치의 문화'가 강한 일본이 위안부 문제 등에 있어 기존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잘못된 과거를 솔직히 인정하고 필요한 보상을 함으로써 과거사 문제를 털어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수치의 문화'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그의 저서 '국화와 칼'에서 일본 문화를 규정한 표현이다.
수치는 어떤 비교기준에 기인하는 열등의 관념이다.
일본인들은 집단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경향이 짙어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피력해 남들에게 두드러지기보다는 남의 생각에 동조하여 평균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단적으로 잘못된 과거사를 직시하고 반성하기보다는 회피하려고 하면서 한일 관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논지다.
수치문화에 반대하는 개념은 내면적 죄의식을 중요시하는 행동양식을 말하는 '죄의식 문화'이다.
최영진 주미대사 등은 미국의 여론주도층과의 면담 기회에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이 과거사에 임하는 태도의 차이를 상반된 문화적 개념에서 찾고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27일(현지시간) "독일은 죄의식 문화에 기반하고 있어 회개를 통해 과거사 문제를 잘 해결했는데 일본은 수치의 문화이기 때문에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일 관계를 걱정하는 미국측 인사들에게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현재처럼 계속 외면할 경우 한일 관계의 앙금은 상당히 오래 갈 것이며, 결국 과거사 문제의 책임은 일본측에 있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최 대사 등은 특히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취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일본인을 수용소에 격리시켰던 일을 미국을 대표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생존한 일본계 피수용자들과 유족들에게 모두 16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은 일본계 미국인들을 억류한 것이 "인종적 편견, 전쟁 공포 그리고 정치적 리더십의 실패"에서 비롯된 미국 정부의 과오였다고 밝혔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정부를 대표한 총리의 공식사과를 요구한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마이크 혼다 의원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과감하게 행동에 나섬으로써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이미 성숙한 민주사회인 일본을 더욱 성숙시켜 줄 것이며 한일 관계도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등장한 '레이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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