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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법정관리에 금융권 분통…"뒤통수 맞았다"

웅진 법정관리에 금융권 분통…"뒤통수 맞았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26일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채권단(신한ㆍ우리ㆍ하나ㆍ산업은행)은 최근 웅진그룹의 사정이 나빠지자 기업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 약정 체결을 추진해왔다.

채권단은 매년 4~5월 정기 신용위험평가로 워크아웃 대상을 가리지만, 이번에는 극동건설 등 계열사의 실적이 급격히 저하돼 비정기 평가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이런 움직임은 웅진그룹도 충분히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김진수 기업금융개선국장은 브리핑에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으려면 기업에 자료를 요청한다"며 "웅진도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지난 25일 회의를 열어 웅진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극동건설이 150억원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1차 부도가 났지만, 웅진홀딩스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도 안심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튿날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주사인 웅진홀딩스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채권단은 깜짝 놀랐다고 김 국장은 전했다.

그는 "신한은행은 극동건설만 가는 줄 알았는데 (웅진 쪽과) 연락이 끊기더니 웅진홀딩스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해 굉장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분히 윤석금 회장의 `자리보전'을 염두에 뒀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웅진그룹은 `관리인 유지(DIPㆍDebtor In Possesion)'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웅진홀딩스 사장으로 갑자기 자리를 옮긴 윤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하면 상당수 채무를 털고 나중에 법정관리를 졸업해도 윤 회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어 웅진으로선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대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고통받는 건 하도급업체다.

극동건설은 하도급업체가 1천200개에 달한다.

이들이 극동건설에서 받지 못한 돈은 약 3천억원이다.

대부분 담보를 잡지 않은 매입채무나 공사 미지급금이어서 회수율은 10% 안팎에 그치고, 이마저도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도급업체의 고통과 투자자 손실은 외면한 채 `나만 살고 보겠다'는 심보 아니냐"고 열을 올렸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환기업, 남광토건, LIG건설 등 건설사를 중심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이나 워크아웃 도중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논란이 된 사례가 많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자리보전보다는 윤 회장이 끝까지 그룹을 책임지고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며 "회사가 아예 사라지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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