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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내 음주 금지"…학생들 주폭 취급 반발

<앵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앞으로 대학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하겠다고 나선 상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대학 내 음주, 어느 정도인지 실태를 긴급 진단해보겠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축제기간인 서울의 한 대학 음악공연 준비와 함께 먹거리 장소마다 어김없이 소주와 맥주 상자가 쌓여 있습니다.

[황동희/대학생 : 술을 마셔야 흥도 나고 축제 분위기도 나는데, 술이 없으면 축제가 축제라고 불릴 만한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 축제기간 동안 대학생들이 준비한 술의 양은 일반 음료수만큼이나 많습니다.

복지부가 대학 캠퍼스 내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생들은 과도한 음주 문화는 자제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대학 문화를 규제하는 데는 대부분 반대했습니다.

[최장훈/대학생 : 다 큰 성인들이 술을 먹는 것에 대해서 정부에서 규제하려고 하느냐. 이것은 엄연히 인권을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예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제(25일) 밤엔 복지부 건물 앞에서 학생 30여 명이 인도를 가로막고 앉아 아예 술판 집회를 벌였습니다.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교 차원의 금주 조치에 나선 대학도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은 대학 내 주점 설치를 아예 금지하고, 학내 음주로 적발되면 장학금을 삭감한다는 강도 높은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상환/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처장 : 대학의 음주 문화라는 것이 최근에 캠퍼스 면학 분위기와 연결돼 많이 쟁점이 돼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얘기가 됐고, 교수님들의 합의가 있었고.]

당장 다음 달 축제를 앞두고 주점 설치가 불가능해진 총학생회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입니다.

[정상혁/한국외대 학생회장 : 학생회를 통해서 들어오는 입장들은 주로 주점을 기획하는 입장이니까 사실 이 선언을 반대하는 입장이 굉장히 많고요.]

복지부는 학생들이 아무리 반발해도 예정대로 법안을 발의하고 내년 초 입법 예고하겠단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중규/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 :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상당히 많다 라는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입법을 했고요. 저희가 입법을 했을 때 만약 바꿀 여지가 있었다면 이미 법을 담았겠죠.]

대학 구내도 명백한 공공장소라는 정부의 견해와 대학의 자율을 해칠 수 있다는 학생들의 반발 사이에서
대학 내 음주 금주가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려면 상당한 시간과 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서진호,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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