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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자살대교'에서 '생명의 다리'로

<앵커>

마포대교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자살대교'라는 이름입니다. 한강 다리 중에 투신자살 횟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런 불명예를 지우고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려내기 위해 서울시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김 모 씨는 지난 3월 한강에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조됐습니다.

[한강 투신자살 시도자 : 빚을 내서 사업했는데, (사업이) 잘 안 됐어요. 빚 독촉에 시달리다 보니, 안 좋은 생각이 들었어요.]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한 해 평균 187명이나 됩니다.

한강 다리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투신한 마포대교입니다.

이곳에서 최근 5년 동안 무려 108명이 이 한강물에 몸을 던졌습니다.

자살대교의 오명을 씻고 인생의 소중함을 되새겨 자살을 막는 이른바 '생명의 다리'로 마포대교가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투신시도가 잦은 다리 양쪽 끝에는 자살방지를 위한 문구를 게시했습니다.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문구와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담은 문구, 웃음과 감동을 주는 문구까지,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순간적인 자살충동을 억제시키기 위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문구가 나타나는 센서를 설치했습니다.

[이덕기/서울시 교량총괄팀장 : 자살방지벽이라는 것은 자살의 위치만 바꿀 뿐이지, 자살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한 번 더 열 수 있게 해서 극단적인 생각을 편안하게 다시 한 번 희망으로 갈 수 있는 그런 다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릴 수 있도록 부모와 친구, 연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다리 중간에 배치했습니다.

[박영기/한국자살예방시민연대 : 관심받지 못해 자신감이 상실되기 때문에 자살을 합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나도 관심받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서울시는 1년간 시범운영에서 자살예방 효과가 입증되면, '생명의 다리' 사업을 다른 한강 다리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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