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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산부가 폐흡충에 감염된 까닭은?

조선시대 임산부가 폐흡충에 감염된 까닭은?
조선시대 임산부 미라가 걸린 폐흡충증은 어떤 병일까.

여인은 어떻게 폐흡충에 감염된 것일까.

2009년 5월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온양정씨 미라의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 폐흡충증은 민물게나 가재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되는 질병이다.

폐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폐흡충이 가재 등을 숙주로 삼아 체내에 침투한 후 장기에 기생하며 증상을 일으킨다.

초기에는 복통, 흉통이 생기고 심해지면 피가 섞인 가래나 기침이 나온다.

또 폐흡충이 뇌로 전이되면 심한 두통을 비롯해 반신불수, 각종 마비, 시력장애, 운동장애, 언어장애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안전한 치료제가 개발돼 정확한 진단과 1주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후 발병 사례가 많지 않지만 계곡에서 가재를 잡아 덜 익히거나 날것으로 먹어 감염된 경우가 최근에도 종종 보고된다.

또 홍역에 걸렸을 때 민간요법으로 생가재즙을 먹거나 게장을 담아 충분히 삭히지 않고 일찍 꺼내먹어도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단국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서민 교수는 400여 년 전 임산부의 폐흡충 감염 원인도 생가재즙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인의 체내에는 폐흡충 성충 100여 마리가 기생할 정도였는데 다량의 생가재즙이 아니면 이 수준의 감염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동의보감에는 가재(석해·石蟹)를 이용한 처방법이 다수 소개된다.

인후가 붓고 막혔을 때 가재를 비틀고 빻아서 즙을 취해 목구멍에 뿌리면 막힌 목이 열린다고 설명하고, 옻독에 올라 헐었을 때 가재즙을 취해 자주 펴서 발라 주라는 대목도 있다.

또 "석해는 종기, 옻창, 청맹(시력장애), 목음(안질환), 부예(홍역·마마와 같은 돌림병이 눈에 침범한 것)를 치료한다"고 기록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각종 질병의 치료법을 담은 조선후기 의서(醫書)인 단곡경험방초(丹谷經驗方抄)나 조선 인조 때 발간된 경험방에도 생가재즙을 이용한 치료법이 소개된다.

당시 가재즙을 이용한 민간요법이 널리 성행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서 교수는 "발견된 조선시대 미라는 명문가의 둘째 부인으로 출산으로 대를 잇는 것이 중요했을 수 있다"며 "임산부가 질병을 치료하려고 과하게 가재즙을 먹으면서 감염이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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