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당시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화경선 부정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결국 '윗선'을 밝히지 못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정희(43) 통합진보당 전 대표가 여론조사 조작 과정에 개입했거나 최소한 사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 21일 소환조사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한계에 부딪혔다.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4일 이 전 대표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대신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 조작 등의 혐의로 이 전 대표의 선거캠프 관계자와 비서진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
불구속ㆍ약식기소까지 포함하면 기소된 사람은 24명이나 된다.
검찰은 측근과 캠프 관계자들이 먼저 구속된 점에 비춰 이 전 대표도 사법처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보좌진들이 여론조사 조작에 동원하기 위해 조사기간(3월17~18일) 직전에 선거사무실과 후원회 사무실에 일반전화를 다량 설치한 만큼 이 전 대표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봤다.
이 전 대표 트위터에 여론조사 당일 '20ㆍ30대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점도 사전인지의 정황으로 간주했고, 여론조사 조작 당일 이 전 대표의 동선이 보좌진과 대체로 일치한 점도 의심을 품기에 충분하다고 여겼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철저하게 묵비권을 행사했다.
혐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입을 떼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구속된 비서관이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을 때 법원에 탄원서를 내 "(여론조사 조작을) 공식적으로 보고받거나 내용을 인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구속된 보좌진이나 당 관계자들도 이 전 대표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간접 증거나 정황, 심증은 많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어 법원에서 공소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심사숙고 끝에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지만 검찰이 번번이 상부는 놔두고 아랫사람만 사법처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진보정당 대표 출신이 연루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공소유지 가능성을 너무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번 사건은 후보 단일화 경선의 기준으로 쓰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쉽게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의 취약성을 법적ㆍ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 전 대표의 묵비권 행사가 정당 대표까지 지낸 공인의 자세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진술 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이긴 하지만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서울=연합뉴스)
단일화 여론조작 의혹 '윗선' 못 밝히고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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