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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나이 서른,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

영국작가 트레이시 에민은 자신과 잠자리를 한 사람들의 이름을 텐트에 새겨 놓고, 그 텐트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작품 제목도 [나와함께 잤던 모든 사람들 1963~1995]이다. 여기에는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 가족, 친구, 낙태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한 아기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래도 사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작품을 대할 때면 가끔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조장은 작가는 자신이 알고 지낸 남자들의 초상화를 한데 모아놓고, 그 중에서 내게 청혼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이야기 한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 서른이 가지는 의미를 새삼 바라보게 한다. 각박해지는 현실은 물질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 결혼과 출산을 자꾸만 미루게 한다. 앞날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앞날을 위해 자꾸만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대체로 굉장히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마치 현상을 파악하는 또 다른 촉수를 지닌 것처럼 말이다. ‘맞다!’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여기에서 나온다. 사적인 진실을 대중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바로 작품이다. 공감하고,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 다른 이의 고백에 귀 기울이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이 된다.

취재협조 - 갤러리 토스트, 조장은 개인전 '나이 서른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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