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1991년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주인공 강기훈씨(48)의 증언을 사료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료화 작업은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기록할 목적으로 설립된 사업회가 '유서대필자'라는 강씨에 대한 평가를 '민주화 투쟁의 산증인'으로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업회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실에서 강씨의 증언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서대필 사건에 대한 구술자료를 만든다.
지난 5월 간암수술 후 지방에서 치료 중인 강씨는 이날 직접 사업회를 방문해 사건 당시 직접 겪은 일과 생각 등을 증언할 예정이다.
강씨의 건강을 고려해 작업에는 강씨와 사업회 권형택 사료관만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에 대한 사료화 작업은 지난달 20일 최종 결정되고 나서 한 달간 준비됐다.
작업은 총 4번, 10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권 사료관은 "강씨 사건은 노태우 정권 때 민주화 운동의 주체였던 전국민주운동연합(전민련)이 사람의 생명을 투쟁도구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게 했다"며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적이며 사업회의 의무"라고 말했다.
1991년 5월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씨는 노 정부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한 김기설 전민련 사회부장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에 기소됐다.
강씨는 재판에서 3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1994년 만기출소했으나 재야단체들과 강씨의 가족은 수사 당국의 조작이라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결국 2009년 서울고법은 18년 만에 재야단체와 가족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현재까지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강씨가 간암 선고를 받자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이부영 전 의원 등이 공동대표를 맡고 각계인사 200여명이 참여한 '강기훈의 쾌유와 재심개시 촉구를 위한 모임'(강기훈지킴이)이 지난 6월 발족했다.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 무소속 심상정 의원 등도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강씨의 재심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함세웅 신부는 "민주화 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후세에게 민주화의 자료를 전달해주는 것이 사업회의 목표인 만큼 민주화 인사에게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부끄러운 역사를 증거로 남겨 바로잡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기훈지킴이는 온라인 서명과 치료비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인 동시에 다음 달 9일 서울시립대 강당에서 후원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유서대필 조작사건' 강기훈 증언 사료화한다
민주화운동사업회, '유서 대필자→민주화 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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