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이 경찰서를 빠져나갈 때 근무 경찰관 2명이 모두 잠을 잤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탈주 한 시간 뒤에 경찰 간부가 순시를 했는데도 최 씨가 사라진 걸 몰랐습니다. 최갑복은 이런 허술한 상황이 반복되는 걸 알고 미리 계획을 짰었겠죠.
TBC 박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경찰청은 감찰결과 탈주범 최갑복이 유치장의 배식구를 빠져 나온 지난 17일 새벽 5시쯤 유치장 근무 경찰관 두 명은 모두 잠을 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모 경사는 유치장 감시대에서 몸을 뒤로 젖힌 채 곯아 떨어졌고, 43살 최 모 경위는 면회실로 가 불을 끄고 한 시간 뒤 감독순시가 올 때까지 줄곧 잠을 잤다는 것입니다.
[대구 경찰청 청문감사 담당관 : 그 사람이(경찰관) 면회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있고, 불 꺼지는 장면이(있고). 그 이후에 6시쯤에 감독순시가 오니까 나와서 문을 열어주는 장면이….]
이 뿐만이 아닙니다.
최갑복이 유치장을 빠져나갈 당시 경찰서 상황실 직원들의 심각한 근무태만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탈주 한 시간 뒤 유치장 순시가 이뤄졌지만 상황 부실장 한 모 경위조차 그냥 지나쳤습니다.
잠만 잔 근무자로부터 형식적인 보고를 받고 유치장 감방 안을 대충 둘러보기만 해 최 씨가 없어진 사실을 모른채 넘어갔습니다.
[대구 경찰청 청문감사 담당관 : (탈주범이) 이불 속에 (사람이) 누워있는 것처럼 덮어 놨기 때문에 제대로 못 본 것 같아요.]
최 씨의 도주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로부터 한 시간 반이 더 지난 아침 기상시간 때 입니다.
상황실에서도 유치장을 CCTV로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지만 상황실 근무자 누구도 이때까지 최 씨의 탈출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