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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쏟은 환승역, 엉터리 구조에 시민 분통

<앵커>

시민들이 잘 이용하던 전철역에 240억 원을 들여 환승역을 새로 지었는데 전철 타는 시간이 오히려 두 배 늘었습니다. 민원이 폭주하자 수십억 원을 들여 대책을 마련했는데 이 역시 엉터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채희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월 경전철과 지하철을 통합해 새로 만든 경기도 의정부 회룡역.

코레일과 지자체 예산 240억 원이 들어갔는데 승객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진병길/의정부 호원동 : 올라와가지고 이렇게 오는데 굉장히 불편하거든요.]

[김성돈/의정부 장암동 : 이상하게 길을 꽈 놓아서 아침에 5~10분 일찍 나와야 해요.]

역 입구에서 지하철 승강장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봤습니다.

개찰구까지 2분 40초, 승강장까지 4분 23초 정도가 걸립니다.

의정부시는 기존 지하철 회룡역을 폐쇄하고 3층 높이로 다니는 경전철과 지상으로 다니는 지하철을 통합한 역사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 개찰구를 경전철 승강장이 있는 11m 높이 3층에만 만들어놨습니다.

예전에 있던 1층 개찰구는 사라졌습니다.

지하철 승객은 역 입구에서 3층까지 올라와서 표를 끊고 개찰구를 통과한 뒤, 다시 1층에 있는 승강장까지 내려와 지하철을 타야 합니다.

새로 개통한 경전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지만 지하철 이용객은 하루 4만 명, 경전철은 8분의 1인 5천 명에 불과합니다.

[박민수/의정부 호원동 : 몇 명 안 되는 (경전철 승객이) 여기서 내려와서 (지하철) 1호선을 타러 내려오 와야되는데, 완전 거꾸로 돼 있다고….]

출근 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전철에서 환승 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의정부시는 땅이 부족해서라고 해명합니다.

[의정부시청 관계자 : 공간이 없어요. 역무시설이랑 대합실이랑 넓히고 현대화 하려면, 지금 짓는 역사 다 (높은 역사를) 올라갔다 내려오게 돼 있다고요. 땅굴을 더 파가지고 지하를 넓게 만든다면 모르겠는데…]

기존의 1층 지하철 개찰구를 살리면 되지 않냐는 시민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시가 내놓은 대책은 또 한번 시민들을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새 역사에서 100m 떨어진 지점에 지하철 이용자용 간이역사를 50억 원을 들여 또 짓겠다는 겁니다.

[코레일 관계자 : 막말로 (지하철용) 남부역사 지어 놓은 후에 (통합역사 이용) 인원이 3분의 1이상 줄어 버릴 거예요. 안 올라오는 거죠. 그럼 이 역사는 무용지물이 되는 거죠.]

시민 편의를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 행정에 혈세 300억 원이 낭비될 판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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