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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화재 발생 3분 후, 옆방이 더 치명적"

<앵커> 

노래방에서 불 한 번 났다 하면 여럿이 숨지고 다치는 이유가 바로 유독가스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방에 불붙기 좋은 자재가 많다 보니 꼼짝없이 유독가스를 들이 마시게 되는 건데, 이건 불난 방뿐 아니라 바로 옆 방도 마찬가지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정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기 합선으로 노래방 내부에 불이 나는 실험 장면입니다.

20초도 안 돼 한쪽 벽면 전체가 불길에 휩싸입니다.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방안을 가득 메웁니다.

4분 만에 인체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 농도가 허용 기준치의 58배인 5,800ppm까지 치솟습니다.

불이 번지면서 실내 온도가 섭씨 600도를 넘어서자 일산화탄소 농도는 서서히 떨어집니다.

비슷한 시각, 바로 옆 방 내부를 촬영한 화면입니다.

불이 난 방과 연결된 환풍기를 통해 시커먼 연기가 넘어옵니다.

불과 3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측정 최고치인 1만 300ppm까지 올라갑니다.

노래 1곡도 채 끝나기 전에 유독가스 농도가 정작 불이 난 방에 비해 2배가량 높아진 겁니다.

[유용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1만 ppm은 호흡으로 2~3번 마심과 동시에 어지러워 쓰러질 수 있고 1분만 지나면 바로 사망하게 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래방 기기보다 음량이 낮은 화재경보기도 문제입니다.

노래를 부를 때 이 방의 음량은 104db, 보통 110db까지 올라가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화재경보기 소리인 80~90db 보다 커 옆 방에서 경보 소리가 울려도 듣지 못하게 됩니다.

[최영화/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 단독형 감지기를 달게 되면 화재가 난 방에만 소리가 나기 때문에 인접에서는 거의 듣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인접에서 화재가 난 걸 인지했을 때는 이미 화재가 많이 확산 된 상태기 때문에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내년부턴 불이 나면 노래방 기기가 자동으로 꺼지는 설비를 갖추도록 법제화됐지만, 신규 업소만 해당돼 기존 업소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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