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평양국제영화축전에 맞춰 미국의 AP통신이 이 영화제와 북한의 영화 산업 등을 조명했다.
19일 AP통신 평양지국발 기사에 따르면 2년마다 열리는 평양국제영화축전은 북한 주민이 영국과 독일 등 외국 영화들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물론 미국 영화는 제외된다.
이 기간만큼은 외국인들도 극장에서 북한 주민들과 어울려 영화를 볼 수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북-유럽 합작영화 '김 동무 날아가다(Comrade Kim Goes Flying)'와 북한이 중국 영화사와 함께 만든 '평양에서 만나다(Meet in Pyongyang)'가 선보인다.
영국의 니컬러스 보너 감독이 공동 제작한 '김 동무…'는 곡예사가 되고 싶은 광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북한의 김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현지 배우들을 기용해 2010년 촬영했으며, 편집은 벨기에에서 이뤄졌다.
재미와 정치적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북한과 유럽 스태프들이 함께 줄거리를 구상했으며 대본을 쓰는 데만 3년이 걸렸다고 한다.
AP통신은 외국 영화와 달리 북한 영화 대부분은 눈물을 짜내는 체제 선전용 작품임에도 북한 주민들은 영화를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잘사는 주민들은 500원(5달러) 가량을 내고 북한의 신작 영화나 러시아, 중국 영화를 본다.
돈이 없어 영화관에 가지 못하는 주민들은 만수대 TV채널을 시청한다.
이 채널은 중국의 '와호장룡'이나 영국의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과 같은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올해 평양 기차역 앞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또 다른 명소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북한 드라마 한편이 상영돼 수백 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의 지도자들도 '영화광'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소문난 영화팬으로, 7살 때 북한 최초의 예술영화인 '내 고향'(조선영화수출입사, 1949년)을 본 뒤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1973년에는 '영화예술론'이라는 논문도 직접 썼다.
그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도 영화 '꽃 파는 처녀'를 창작했고, 지금의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역시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최근 북한의 영화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당시 받은 인상도 소개했다.
그곳에는 조선시대 궁궐부터 옛날 시골의 초가집, 1950년대 남한의 모습 등이 담긴 세트장이 있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선영화수출입사의 최흥혈 대변인은 "이곳을 찾는 미국인 관광객들은 항상 이 건물들이 진짜인지 아닌지 살펴보려고 벽을 만진다"면서 "이것들은 할리우드의 세트처럼 앞면만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은 영화광"…평양역 앞 대형화면 설치
평양국제영화축전 개막…북-유럽 합작 영화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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