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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된 돌담도 '쿵'…성한 곳 없는 제주

<앵커>

아름다운 섬 제주는 두 차례 태풍에 이어 '산바'까지 휩쓸고 지나가면서 천혜의 풍광을 많이 잃었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그 상처를 둘러봤습니다.



<기자>

태풍이 지나간 해안 도로.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습니다.

거센 파도의 위력에 이렇게 꿈쩍도 하지 않는 도로 경계석의 방향이 틀어지고, 심지어 발이 달린 것처럼 도로를 건너온 경계석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60여 년을 버텨온 돌담도 맥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마을 주민 : 어르신들 말씀이 60년 만에 처음이래요. 사라호 태풍에도 이게 안 무너졌던 돌담인데, 무너졌다고.]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남긴 상처가 다시 덧난 겁니다.

[김순녀/서귀포 위미리 : 저번 것도 지금 복구가 하나도 안 됐어요, 이번에 태풍이 와서 이렇게 피해를 보니까. 이거 올레길인데….]

해안가를 벗어나자 최대 순간풍속 초속 35m가 넘는 강풍에 쓰러진 것들이 눈에 띕니다.

위험이 덜한 태풍 서쪽 반경에 한라산이 바람을 막아줬다고는 하지만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에선 간판과 가로등이, 거리에선 가로수들이 뽑혀 나갔습니다.

[김봉호/서귀포시청 공원녹지과 : 아침 새벽 3시부터 나와서 작업 중인데 끝이 안 보이네요, 가로수가 많이 넘어가 있습니다. 더 이상 태풍이 안 와서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폭우가 내린 산간 지역엔 전에 없던 저수지와 뻘밭이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아무리 비바람에 익숙한 제주도지만 연이은 세 번의 강력한 태풍엔 당해 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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