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이후 이런 비 처음"…제주 마을 아수라장

<앵커>

일단 한반도를 향하기만 하면 어떤 태풍이 와도 제주는 피하기가 어려운 곳이죠. 비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수돗물과 전기도 곳곳에서 끊겼습니다.

JIBS 김동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무섭게 쏟아지는 강한 빗줄기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주택가에 무서운 기세로 빗물이 밀려오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빠졌습니다.

[김용신/제주시 조천읍 : '볼라벤' 때도 괜찮았거든요, 서귀포 쪽으로 넘어갔는데… 나리 때도 허리까지 찼어요, 그리고 지금 처음이에요.]

순식간에 주택과 상가 100여 곳이 빗물에 잠겼고, 주민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하천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곳곳에서 범람 위기를 겪었습니다.

농경지는 거대한 호수로 변했습니다.

농경지 침수를 막기 위한 저류지까지 넘쳐 900여 ha 이상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월파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거대한 파도는 10m가 넘는 방파제도 쉽게 삼켜버립니다.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으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시민들의 휴식공간 탑동 광장도 엉망이 됐습니다.

광장을 뒤덮은 거대한 파도로 온갖 잡동사니들이 나뒹굴고, 시설물이 파손되면서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인근 주인 : '볼라벤' 때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번 태풍은 '나리' 이후 처음으로 바닷물도 더러워지고 하니까….]

태풍으로 인한 강한 비바람에 2만 가구가량이 정전됐다 복구됐고, 무수천 호안이 무너지면서 송수관이 파손돼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1만 2000세대의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영상취재 : JIBS 부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