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대선 후보 첫날 아침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文은 '구로'로…朴은 '봉하'로

[취재파일] 대선 후보 첫날 아침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어제(16일)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문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후 가진 후보 수락 연설에서 '사람이 먼저인 새 시대를 여는 맏형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5대 국정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일자리 혁명과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이었습니다.

수락 연설 직후 문재인 경선 캠프 쪽에 전화를 했습니다. 문 후보가 강조하는 제 1의 정책이 무엇인지 궁금했거든요. '키 워드'를 알아야 제목을 뽑고 기사 구성에 도움이 되니까요. 문 캠프 쪽은 주저 없이 얘기했습니다. 일자리 혁명이라고요. 문 후보는 특히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 일자리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후보가 총선 전 민주당의 5대 특위 중 일자리 특위 위원장을 맡은 사실만 봐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통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첫 공식 행보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데요, 문 후보는 이제껏 모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국립 현충원 참배를 한 뒤 곧장 서울 구로 디지털 단지를 찾아 일자리 간담회를 가졌어요. 그 자리에서 "일자리는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성장의 결과도 일자리여야 하고, 경제민주화의 성과도 안정된 일자리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정책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노.사.정은 물론 노.노 간 사회적 대타협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문 후보는 추석 직전까지 서민의 삶의 현장을 방문하고 일자리를 테마로 움직일 것 같다는군요.
이미지
박근혜 후보는 지난 달 20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어땠을까요? 이른 아침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찾은 뒤 경남 김해 봉하 마을로 내려 갔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겁니다. 가히 전격적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박 후보는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노 전 대통령님 묘역을 찾아 뵙고 인사드리고 싶어 왔다"고 밝혔습니다. 고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박 후보가 최종 결정했다고 합니다. 박 후보가 전날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 함께 가겠다"며 언급한 '국민 대통합'과 일맥 상통한 첫 행보였습니다.

이후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해 왔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요. 또 진보 진영의 상징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도 방문했습니다. 이런 '대통합' 행보의 절정은 전태일 재단 방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지난 70년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노동 운동가입니다. 박 후보의 방문은 유족들의 거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그 뒤 과거사 발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특히 인혁당 사건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법원에서 상반된 판단을 내린 사건으로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박 후보의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당내에서조차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죠. 국민 대통합 행보에 위기를 맞긴 했지만, 박 후보는 통합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도 진보층으로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선 통합 행보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변함이 없을 테니까요.

5년 전, 17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경선 다음 날 첫 행보도 차별화를 보였군요.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참배한 뒤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고요, 또 종교 지도자들을 방문했습니다. 당일 '키 워드'는 경제와 화합이었습니다. 현충원 방명록에 '국민의 뜻 받들어 나라 경제 살리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도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경제를 살리고 사회를 통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여당이던 대통합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새벽부터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았어요. 시장 상인들을 만나 서민의 아픔을 돌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별 없는 성장을 통한 가족 행복 시대를 역설했습니다.

결국 대선 후보로서의 첫 행보는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 따라 결정됩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경제 살리기'와 정동영 후보의 '서민 경제'가 부딪혀 이 후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번 18대 대선 초반은 박근혜 후보의 '국민 대통합' 대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 혁명'이 대결하는 구도입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변수로 남아 있긴 하네요. 안 교수가 출마 선언을 하면 어떻게 첫 행보를 가져갈 지 궁금하네요. 대선 승리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