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북 수해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현재 논의중인 민간단체의 수해 지원에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새삼 관심이다.
지난달부터 추진해온 민간단체의 대북 수해지원도 지원 품목이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다.
북한은 쌀과 시멘트, 중장비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민간단체가 지원할 품목은 밀가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북한에 밀가루 1만t과 컵라면 300만개 등 100억원 상당의 물품을 수해지원용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다음날 '그런 지원은 필요 없다'고 거부했다.
하지만 북한이 민간의 수해지원 논의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 지금까지 민간과는 통로를 열어두고 정부와의 관계는 봉쇄하는 '통민봉관(通民封官)' 전략을 구사해왔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우리 민간단체 관계자를 만나 합의한 내용을 나서서 파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50여개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와 월드비전은 지난달 각각 개성을 방문,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수해가 심했던 평안남도 안주시와 개천시에 밀가루를 우선 지원하고 북한은 수해현장 방문(현장 모니터링)을 보장하는 문제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뒤 돌아왔다.
하지만 북민협은 북한으로부터 아직 지원에 대한 공식 합의서를 받지 못했고, 월드비전은 북한과 밀가루 전달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해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이 민간의 수해지원마저 끝내 거부할 경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에서 자신들도 자유로울 수 없고, 앞으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게 된다.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이뤄진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은 경색 해소를 위한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
이를 감안해 우리 정부도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그동안 해오던 일반적인 인도적 지원은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올여름 수해 피해 규모가 작지 않기 때문에 민간의 수해지원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지난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발생한 수해로 전국에서 300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부상·실종됐으며 주택 8만7천여 가구가 파괴·침수돼 29만8천500여명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7년 태풍 '위파'로 120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던 이후 최대 규모로 추산된다.
민간의 대북 수해지원에 대해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과 밀가루 전달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16호 태풍 '산바'가 다음 주 초에 한반도에 상륙하기 때문에 내주 후반에는 전달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민간 수해지원은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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