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님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올 것이 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놀랍지도 않고 감독님이 유럽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잘 아는 사람으로서 늦은 감이 있다, 오히려…."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2004년 '올드보이')과 심사위원상(2009년 '박쥐')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 수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2일 CGV여의도 개관 기념행사로 열린 'CGV무비꼴라쥬 시네마톡' 행사에 참여한 그는 "김기덕 감독이 3대 영화제에서 먼저 최고상을 받아서 섭섭하진 않느냐"는 질문에 "저도 받으면 되죠, 뭐"라고 웃으며 답한 뒤 이렇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때마침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박쥐'가 국내 처음 디지털 버전으로 상영됐다.
파주 헤이리에 살고 있는 그는 "같은 한국의 감독으로서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 마을 주민, 이웃 사람으로서 정말 축하하는 마음이다. 우리 동네에 '경축'이라고 현수막도 걸렸다"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 역시 헤이리에 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감독은 미국영화 '더 마스터'가 황금사자상을 탈 수도 있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 미국영화는 좀더 장르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유럽 영화제의 경쟁부문에서 상을 받거나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영화제를 위한 영화를 만든다는 일부의 시선이 억울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여러 가지 욕도 먹고 비판도 받는 가운데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유럽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려고 기획한 작품들이다, 그런 목적으로 저 신이 들어간 것이다'라든가 하는 말입니다. 정말 억울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하고 싶고 신경이 쓰여요. 여러분도 알아주십사 말씀드리는데 제가 만든 영화들이 홍상수 감독이나 김기덕 감독님처럼 그렇게 적은 돈으로 만든 게 아니잖아요. 몇십 억, 그런 큰 영화들인데 그런 영화를 만들면서 개인의 명예욕을 충족시키려고 한다면 제가 얼마나 파렴치한 사람이겠습니까. 전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웃음)."
박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우스카 등 유명 배우들과 함께 영화 '스토커'를 촬영하고 후반 작업까지 마친 뒤 최근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토커'는 내년 3월 북미와 한국 등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그는 다음 작품에 대한 질문에 "내가 미국 사람들과 일을 하려고 한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는 언젠가 서부극을 하고 싶어서이고 그래서 좋은 작품을 만나긴 했는데 아직 여러 가지 협상 단계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사인을 못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 와중에 얘기되고 있는 작품도 몇 개 있는데 뭐가 먼저가 될진 모르겠고 이것저것 다 안 될 수도 있죠"라며 "한국에서 만들 영화도 기획하고 있고 지금 오랜만에 휴가 기간이지만 한국영화 각본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찬욱 "김기덕 수상…올것이 왔구나 했다"
CGV무비꼴라쥬 시네마톡 행사서 축하 인사 전해<br> "나는 영화제 상 받으려고 영화 만드는 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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