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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자체 행사…손해만 봐야 하나?

여수엑스포와 비교해 보며…

[취재파일] 지자체 행사…손해만 봐야 하나?
고성 공룡 세계엑스포. 지난 달 막을 내린 여수세계박람회를 두고 관람객 수만 겨우 채웠을 뿐 수입 실적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속빈 강정이란 비판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 여파는 지자체 행사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지자체 각종 행사들의 경제성 여부를 놓고 과연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운영이 잘 된 모범적인 지자체 행사도 있어 소개해 볼까 합니다. 며칠 전 우연히 경남 고성군 공무원들을 만나, ‘돈이 되는 지역행사‘로 치러진 고성 공룡세계 엑스포를 취재했습니다. 앞으로 지자체 행사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여수세계박람회와 비교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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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수박람회는 국토해양부가 주최를 한 국가 행사인데 비해 공룡엑스포는 지자체가 주최를 한 지역 행사입니다. 올해 3월부터 6월 초까지 73일간 진행됐고 이번이 3번째 행사였습니다. 관람객을 비교하면 여수박람회는 93일동안 목표치인 8백만명을 겨우 넘겼습니다. 공룡엑스포는 지방행사 였던만큼 목표치를 143만명으로 잡았는데 180만명이 찾았습니다. 

사업비는 여수박람회가 2조 천6백억원, 그러나 공룡엑스포는 186분의 1인 116억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입 실적은 정말 놀랄만합니다. 표로 비교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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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박람회는 방문인원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관람관의 크기나 행사장 좌석 등, 예측인원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아서, 먼 거리에서 3만3천원이나 하는 비싼 입장권을 사서 온 관람객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었죠. 그러면서도 체험활동 보다는 수동적인 관람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볼거리라고는 연예인 공연 정도라는 혹평까지 받았습니다.

그에 비해 공룡엑스포는 2006년과 2009년 두차례 엑스포를 치른 경험이 쌓였다고나 할까요, 다양한 영상관 등 볼거리는 물론 공룡을 소재로 한 퍼레이드 행사와 공연을 많이 마련했습니다. 여기에 공룡테마과학관, 공룡나라 식물원, 빗물체험관 등 초등학생의 체험학습장이 특히 가족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사생대회와 글짓기 대회, 골프대회와 축구대회 등 지역민과 관광객을 함께 엮을 수 있는 대회가 19개나 열렸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행사가 끝나고 난 뒤의 사후 활용방안입니다. 여수박람회는 현재 아쿠아리움 재개장 이외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습니다. 행사에 투입된 예산을 두고 적자를 채우는 방안에 대해 지자체와 중앙 정부와의 갈등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죠. 그러나 공룡엑스포 행사장은 현재 당항포 관광지, 상족암 국립공원 등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시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차장은 오토캠핑장과 야영장으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국가가 국가 예산을 쏟아가며 대행업체를 통해 홍보 중심의 행사로 진행한 여수박람회. 그에 비해 지자체가 돈계산을 꼼꼼히 해가며 직접 치른 공룡엑스포. 국가 행사건 지자체 행사건, 행사의 목표와 진행방식, 사후활용방안에 대한 준비 여부가 이런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 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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