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정치적 이슈가 없는 인사청문회였던 만큼 질문의 초점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에 맞춰졌다. 물론 질의 응답 중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일부 오르내리면서 다소 껄끄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청문회가 파행될 정도는 아니었다.
행여 돌발 사태가 없을까 청문회를 듣고 있는데 솔깃한 질문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헌법재판소법에 심판기간을 며칠로 규정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180일이라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는 "헌법재판소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후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질의 응답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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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심판기간 규정에 대해) 서면질의 드렸는데 이걸 강행규정으로 볼 수 있는지 그걸 물었는데 답변을 애매하게 했다. 다시 한번 묻는다. 꼭 지켜야하는 걸로 생각하는가?
▷후보자
규정 형식은 강행규정같이 돼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훈시규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 것 같다.
▶의원
그러면 후보자도 헌재 재판관되면 안 지킬 수도 있다는 뜻인가?
▷후보자
헌법재판대상이 되는 사건들이 대부분 외국의 사례라든지 여러 가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180일 기간을 못 지킬 수 있는 경우도 간혹 생기지 않나 생각한다.
▶의원
지금 벌써부터 헌법재판소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거기서 일 많아질 수 있을 걸 예상해서 (180이내 선고 규정을) 안 지킬 수도 있겠다는 걸 예상해서 이야기하는 건가? 그렇게 들린다.
▷후보자
제가 만약 재판관이 된다면 최대한 그 기간 지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의원
사실 그게 정답이겠죠. 훈시규정인지 법에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법에는 '하여야 한다'고 돼 있죠. 그런데 벌써부터 못 지킬 수도 있을 것처럼 말하면 후보자로서의 자세가 아닌 것 같다. 이게 조문 하나의 해석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우리 국민은 법에 정해진 기간을 안 지켜도 그냥 넘어가는가? 민사재판의 항소기간이 며칠인가?
▷후보자
2주다.
▶의원
형사재판은?
▷후보자
1주다.
▶의원
그거 하루라도 안 지키면 어떻게 되나? (형이) 바로 확정되죠. 국민은 법에 정해진 그것도 아주 짧은 2주, 1주 지켜야 한다. 그런데 국가기관은 6개월이다. 그런데도 바빠서 못 지킬 수도 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 재판에도 재판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거 알죠? 민사재판은 민사소송법이다. 지키려 노력해왔나? (후보자가) 27년간 재판을 해왔다는데?
▷후보자
100%는 못 지켰다.
▶의원
공직선거법 재판은?
▷후보자
해본 적 없다.
▶의원
만약 임명되면 꼭 좀 지켜달라. 답변보면 아까 그렇게 답변하고 서면에도 이게 적정한지 6개월이 적정한지 다시 설정할 필요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렇게 답변했다. 법이 지키기 힘드니까 넉넉하게 달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건 개인적으로 입법 희망하는 건 이야기할 수 있지만 헌재 재판관 되는 분으로 현행법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만 얘기하면 된다. (재판기간) 늘리면 얼마까지를 말하나? 넉넉하게 2년, 3년? 6개월이니까 2배 늘려 1년하면 여유 생길까? 전자발찌 소급 적용 여부 (재판이 시작된지) 2년 지났다. 그래도 결정 안했다. 이게 심판 기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 아니다. 철저히 지켜달라. 법을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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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것이 예산안 처리다. 국회는 지난해에도 새해를 30분 앞둔 2011년 12월 31일 밤 11시 반쯤에야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그나마 야당은 모두 퇴장한 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했다. 당시 국회법에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국회 개원일을 못지키는 것도 고질병이다. 국회법은 "국회의원총선거후 최초의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개시후 7일에 집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쇄신국회를 표방한 19대 국회 역시 법정 개원일을 27일이나 넘겨서야 출범했다. 따지고 보면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논란'을 촉발시킨 것도 의원들 스스로 법을 어긴 결과였다.
이제 막 의정활동을 시작한 한 초선 의원의 의기로운 발언이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도록, 19대 국회만큼은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그게 국회 스스로의 권위를 세우는 길이자 국민의 대의기관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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