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1억 보장" 실손보험 광고, 67만 명 당했다

<앵커>

평생 1억원을 보장해 주겠다고 해서 보험에 들었는데, 느닷없이 이제부턴 절반만 보장해 주겠다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겠습니까? 실손보험 가입자 67만 명이 실제로 당한 일입니다.

송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9년 9월 한 보험사가 내건 실손 의료보험 광고입니다.

한 달 뒤에는 자기부담금 10%가 생기니 서둘러 가입하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이런 광고를 보고 부랴부랴 실손보험에 가입한 조경선씨는 최근 보험사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입원의료비 보상 한도가 종전 1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줄어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경선/실손의료보험 가입자 : 보상받을 수 있는 돈은 1억에서 5천만 원으로 바뀐다는이야기는 정확하게 하지 않았고 들은 바도 없습니다.]

이렇게 손해보험사들로부터 보상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은 실손보험 가입자는 무려 67만 명.

2009년 8월과 9월에 가입했던 고객들입니다.

[장맹원/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 보상한도 축소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중요 사항으로 가입 때 소비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상한도를 축소할 수 없습니다.]

손보사들은 보상한도를 최고 5천만 원으로 낮춘 건 금융 당국의 정책 변경 때문이라고 변명합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 : (금융당국의) 입원비보장 한도 부분이 9월 말에 확정이 됐기 때문에 8월부터 9월까지 가입한 계약 자들한테는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미리 안내해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당시 약관이나 청약서에 보상 한도가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을 넣도록 지시했지만, 보험사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손보업계와 금융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은 가입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신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