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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석유' 눈감고 넣은 차량, 분해했더니…

1조원 가짜 석유 유통 조직 검거

<앵커>

가짜 석유를 1조 원어치나 만들어 판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판 사람도 문제지만, 가짜 기름인것을 알고도 싼 맛에 이용한 소비자들까지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변 눈치를 살피며 탱크로리에 기름을 옮겨 담는 사람들.

야심한 밤에도, 수상한 행적은 계속됩니다.

잉크와 페인트, 세척제의 원료인 '용제'를 섞어 만든 가짜 석유를 유통하는 현장입니다.

경찰이 근거지를 덮쳤습니다.

[경찰 :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야!]

한 명이 부랴부랴 도망가지만, 결국 총책 39살 서 모 씨 등 21명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지난 3년 동안 시중에 유통시킨 가짜 석유는 1조 600억 원에 달합니다.

[피의자 : 어릴 때 친구 권유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보고 바지사장으로 일 좀 도와달라고 하면서…]

가짜인 줄 모르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지만, 최고 30% 가까이 싼 값에 혹해 알고도 모른 척 구입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주로 페인트 가게 등으로 위장한 석유 판매상에서 입소문으로 산 경우입니다.

그 대가는 컸습니다.

이물질이 많은 가짜 기름을 넣은 차량의 손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엔진에 연료를 주입하는 자동차 고압 펌프입니다.

가짜 석유 때문에 손상된 제품인데요, 펌프 내부를 분해해 보니 검은색 이물질들이 한가득 묻어있습니다.

펌프가 회전할 때에도 정상 제품은 부드럽게 돌아가지만 손상된 제품은 이물질이 껴 있다 보니 소리도 요란합니다.

[박성삼/자동차 정비소 : 윤활기능이 떨어져버리면 굉장한 이런 정밀한 부품들이 손상 가죠. 시동 꺼짐, 가속불량 수리를 했을 땐 2~300만 원 정도 비용이 나올 수 있는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되는….]

당연히 연비는 급격히 떨어집니다.

[가짜 석유 피해자 : (정상 석유와) 가격차이가 아주 많이 났죠. 연비가 보통, 7만 원을 넣으면 300㎞ 가는데, (가짜 석유는) 그 것을 못 채워요. 한 250㎞…]

가짜 석유인지 알고 샀다면 손해는 더욱 막심합니다.

사고가 나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다, 지난 1월 법까지 개정돼 소비자도 과태료 50만 원을 물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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