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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올라가 보셨나요?

[취재파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올라가 보셨나요?
고풍스럽고 웅장한 모습에, 세계적인 문화재와 미술품이 가득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센트럴파크 북동쪽 5번가(5th avenue)에 위치한 이곳은 매년 수많은 한국분들이 찾아오시지만, 그 옥상에 올라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어퍼이스트 사이드(Upper East Side)라고, 뉴욕에서 문화적 소양이 높은 부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박물관에서 본 주변 전경 또한 대단히 품위있는 경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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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에서 남쪽으로 본 파노라마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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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에서 본 어퍼 이스트 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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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옥상에서 서남쪽으로 본 모습.
 
사진 아랫쪽 녹지대는 센트럴파크. 그 위로 고층건물들이 자리잡은 곳이 타임워너 센터가 있는 ‘콜럼버스 서클'입니다. 공연문화의 중심 링컨센터도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 옥상은 여름 가을 두 계절동안 설치작품 전시공간 겸 관람객 휴식공간으로 개방됩니다.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파는 카페테리아도 있는데, 금요일 해질녁에는 ‘선셋 칵테일 바'도 인기리에 운영됩니다.  올해는 이 옥상 공간(rooftop garden)에서 토마스 사라체노(Tomas Saraceno)라는 작가의 ‘구름도시 (Cloud City)’라는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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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도시
 
모두 16개의 다면체 모듈로 구성된 이 작품은, 물 입자가 모여 형성된 구름 또는 비누거품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모듈들을 붙들어맨 케이블, 그리고 작품 전체를 박물관 옥상에 고정시키느라 설치된 케이블들은 거미집(spiderweb), 또는 신경세포의 연결(neuron)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1973년 아르헨티나 태생인 토마스 사라체노는 원래 건축학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통상적인 중력의 관념을 초월한, 떠올라 날아가는 도시'를 표현하려 했다고 박물관측은 설명했습니다. 이 그림은, 사라체노가 그러한 개념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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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도시'의 오리지널 렌더링
 
작가 본인은 이 그림처럼 구름조각 또는 비누거품이 하늘로 날아가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실제 작품을 박물관 옥상 가장자리쪽에 설치할 것을 원했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측에서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작품을 옥상 중앙쯤에 위치시킨 뒤 강선으로 박물관 본관 구조물에 붙들어 매야만 했습니다. 바닷가-강가를 끼고 있는 뉴욕은 바람이 센 편이고, 가끔은 회오리 돌풍도 불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번 작품은 “참여형 작품"이라 하여, 사람들이 실제로 올라가 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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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도시"에 올라가 보는 사람들

실제로 올라가 보면 작품을 밑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납니다. 이 작품을 구성하는 다면체 중 일부는 투명하지만 일부는 거울이기 때문에, 관람자 주변의 공간이 굴절되고, 작품 안과 작품 밖 원경이 뒤섞이는 느낌이 들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어지럽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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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시"에서 내다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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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도시"에 의해 굴절된 공간
 
사라체노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산하 연구센터에서 우주항공 관련 공부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라체노는 이 작품을, 우주를 향한 관람대 또는 우주로 나아가는 접점, 관람객이 사회적 정치적 지리적인 현 상태를 초월해 상상력을 펼쳐볼 수 있는 도약대로 상정했다고 하는군요.

이 작품에 올라가 보려면, 먼저 박물관 4층에서 미리 표를 받아야 합니다. 표는 무료이지만 수량 제한이 있고, 작품에 올라가는 시간도 지정돼 있습니다.  관람자는 바닥이 고무이며 발가락이 드러나지 않는 신발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작품 위에서 발이 미끄러져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박물관측의 조치입니다.  제약조건이 다소 까다로운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올라가 볼 만 합니다.  이 작품은 11월 4일까지 현 위치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구름도시'는 ‘장소특정형(site-specific)’ 작품이기도 합니다. 메르토폴리탄 박물관 옥상(rooftop)이라는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작품의 기획을 담당했던 큐레이터 앤 스트라우스는, “작품 의뢰 단계에서 작가를 초청해 메트 박물관의 옥상을 보여주었다"고 했습니다. “워낙 드라마틱한 공간이기 때문에, 때로는 작가들이 압박을 느끼고 위축되기도 한다"는 설명도 들려주더군요. 작품 자체의 ‘힘’이 세지 않으면,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센트럴파크와 그 주변 공간에 작품이 묻혀버리고 만다는 것이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뿐 아니라, 뉴욕의 건물 옥상(rooftop)은 그만큼 멋진 공간입니다. 세계 최고인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이에 대한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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